<연합인터뷰> '먼나라 이웃나라' 완간 이원복씨
상태바
<연합인터뷰> '먼나라 이웃나라' 완간 이원복씨
  • 연합뉴스
  • 승인 2005.01.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 20여년 대장정 마감

"한국을 알리겠다는 사명감으로 후속작 준비 중" 
 

   
▲ 이원복 교수

국내 독자들에게 세계를 향한 창을 만화로 열어주었던 이원복 교수(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의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가 12편 '미국 3-대통령 편'으로 완간됐다.

   20여 년 간의 대장정을 마감하고 이탈리아에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이 교수를 26일 오후 역삼동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오랜 세월 짊어졌던 짐을 내려놓아 시원섭섭하다는 대답을 예상하며 완간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그는 의외로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아주 서운하네요. 워낙 오랫동안 애착을 갖고 작업해왔던 작품이라 시원한 마음보다 서운한 마음이 더 큽니다. 애지중지 키워온 아이들을 결혼시켜 보내는 게 이런 마음일까요?"
   이번에 선보인 12편은 지난해 7월 출간된 '미국인 편'과 '미국역사 편'에 이은 미국 3부작의 완결편으로, 230년이란 길지 않은 기간에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올려놓은 지도자들을 다루고 있다.

   굳이 '먼나라…' 시리즈에서 미국 대통령들을 다룬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자신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든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미국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나왔음에도 정작 미국 대통령에 대해 우리 국민이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어 사실상 '백지 상태'라는 것.

   "대통령으로 선출된 42명은 미국에서 그 시대 최고의 인물들이었어요.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었고 국민은 왜 그들을 선택했는지, 그들은 왜 실패하거나 성공한 대통령이 되었는지가 이 책의 핵심입니다."
   20여 년 간 이 시리즈에 매달렸으니 이제는 좀 쉴 법도 하지만 그는 벌써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해외 동포 2세들에게 한국과 한국 사람들에 관해 알려주는 한 권짜리 만화를 내놓을 계획.

   "해외 동포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알려줘야겠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작업 중입니다. 한국이 어떤 나라이며 한국인은 어떤 사람들인지, 우리 역사와 의식 구조를 기초적이고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책이지요. 6개 국어로 동시 출간할 생각입니다."
   그는 또 "한국사가 그동안 세계사와는 너무 격리된 채 평면적으로 다뤄졌다"면서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이 완성된 후에는 "세계사 속의 한국사를 재조명하는 '입체적 한국사' 만화도 그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세계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만화들을 내놓으면서 일일이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다보니 다작을 할 수 없었다는 그에게 순수만화가 아닌 학습만화를 고집하는 이유를 물어봤다.

   "순수만화에서는 내가 경쟁력이 떨어져요(웃음). 나보다 더 잘 그리고, 더 웃기고, 더 재치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차별화하는 것이 제가 생존하는 방법이지요. 지금까지 해온 작업이 내 적성에도 맞고요. 만화를 그리면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가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그의 다음 작품을 손꼽아 기다리는 독자들을 대신해 앞으로 다작을 해 볼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을 했더니 재치 넘치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끔 한 권씩 나와야 독자들도 사 주시지요. 물이 많으면 엑기스가 옅어지는 법 아닙니까(웃음)."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