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 호주 선교사가 설립한 동래여고서 감사행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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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 호주 선교사가 설립한 동래여고서 감사행사 개최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1.12.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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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여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지원했던 호주 선교사 벨레 멘지스가 설립

보훈처, 한-호주 수교 60주년 맞아 동래여고서 호주 정부에 대한 감사행사 마련
벨레 멘지스와 그가 키운 소녀 (사진 국가보훈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호주 선교사 벨레 멘지스와 그가 키운 소녀 (사진 국가보훈처)

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호주 선교사 벨레 멘지스 선생에 의해 설립된 부산 동래여자고등학교를 찾아 호주 정부에 대한 감사 행사를 개최한다고 12월 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호주 수교 60주년(1961.10.30. 수교)을 맞아 호주 정부에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에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기획됐다. 

일제강점기 한국에 온 호주 선교사들은 우리나라의 독립을 지원했다. 동래여고의 전신인 부산진일신여학교는 호주 선교사 벨레 멘지스(Belle Menzies)가 1895년 10월 15일에 설립한 학교로, 그 당시 호주 선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은 일제강점기 많은 독립운동가를 길러낸 모태가 됐다.

특히 일신여학교가 주도한 ‘3·11만세시위’는 부산·경남지역 3·1운동의 효시가 됐으며, 이 시위에 참가한 교사와 학생 등 12명이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

6·25전쟁 당시에도 호주 정부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17,164명(연인원)을 파병해 도움을 줬다. 눈길을 끄는 점은, 6·25전쟁 참전을 결정했던 로버트 멘지스 전 호주 연방총리가 동래여고 설립자인 벨레 멘지스 선생의 조카라는 점이다.

또한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도 6·25참전용사의 외손녀로서 대한민국과 인연이 있다.

12월 3일 오전 11시 동래여고 시청각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학교법인 동래학원 이사장과 동래여고 교장, 총동창회장, 학생 등이 참석한다. 

국가보훈처장은 행사 시작에 앞서 동래여고의 역사를 간직한 ‘역사관’을 관람하고, 학교 내에 위치한 ‘부산일신여학교만세운동기념비’에 헌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행사는 국민의례, 보훈처장과 주한호주대사의 기념사, 동래여고 교장의 환영사, 학생대표의 감사편지 낭독, 기념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행사 중에는 주한호주대사와 동래여고 교장에게 보훈처 감사패가 수여될 예정이다. 

마가렛 데이비스 교장과 데이지 호킹 교사 (사진 국가보훈처)
교장 마가렛 데이비스(왼쪽)와 교사 데이지 호킹 (사진 국가보훈처)

한편, 내년 3·1절을 계기로 일신여학교 설립자인 벨레 멘지스와 교장 마가렛 데이비스, 교사 데이지 호킹 등 세 명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들은 ‘3·11만세시위’ 참여 학생들을 보호·인솔하다 체포됐고 이후에도 신사참배 반대 활동 등에 참여했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 11월에 독립운동 공적으로 인정돼, 내년 초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 등 절차를 거쳐 포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외국인으로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사람은 총 72명이나 이중 호주 국적을 가진 인물은 없었다. 따라서 이들 세 명에 대한 포상은 ‘호주인 최초 독립유공자’ 탄생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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