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간호사 ''격몽요결'' 獨語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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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 ''격몽요결'' 獨語版 출간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5.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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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간호사 출신의 재외동포 이양숙(54·사진)씨가 독학으로 한국 고전을 독일어로 번역해내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 이양숙


한국 고전이 본격적으로 유럽에 소개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독일 남부 마인츠에 거주하는 이씨는 내달 초 격몽요결 독어판을 출간하며, 지난해 7월에는 율곡전서의 일부인 ‘율곡집’과 ‘신사임당행장기’를 독어판으로 번역해 발간했다. 이씨의 번역 발간작업은 독일에선 처음이다.

덕수 이씨 25대손인 이씨는 평소 집안의 훌륭한 조상을 독일과 유럽에 알리고 한국의 수준 높은 교육문화를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덕수 이씨 종친회에서도 크게 반기고 있다.

“어렸을 때 부친으로부터 들은 조상들의 이야기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다 보니 독일과 유럽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파독 간호사로 1970년 독일에 간 그는 남편 맨프레드 그륀델씨와 1남2녀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 간호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이씨는 고전을 원문으로 읽고 그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서 독일어로 번역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고전을 읽기 위해 1993년부터 하이델베르크대학과 마인츠대학에서 종교학과 철학, 독문학, 중국학 등을 청강하면서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우리 나라 역사는 물론 중국사도 익히고 사서삼경(四書三經)도 독파했습니다.”

이씨는 더 나아가 율곡전문가들을 찾아 배움을 구하기도 했다. 그는 2002년 병상에 있던 율곡선생 전문가인 고 손인수 한국교원대 학장을 방문, 병간호를 하며 도움을 청했으며 강석필 고려대 교수를 사사하기도 했다.

10여년에 걸친 이씨의 부단한 노력은 결실을 맺어 하이델베르크대학과 마인츠대학의 동양학 교수들로부터 독일어 감수를 받아 ‘신사임당’과 ‘율곡집’을 번역해낸 것.

이씨의 번역서 발간은 독일 언론에 널리 소개되었고 재독한인사회에 화제를 불러모았다.

특히 책을 판매해서 남은 수익금은 모두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돕기운동본부에 보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이씨의 책 출판을 지원해준 남편과 자녀 등 전 가족이 한국에서 열리는 덕수 이씨 종친회에 참석했다.

“조선시대 청소년 교육용 필독서인 격몽요결을 2월 초에 출판한 후에는 같은 덕수 이씨 집안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 이야기도 번역할 계획입니다. 지금도 틈틈이 난중일기를 읽고 있습니다.”

현재 이씨는 독일의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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