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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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행사
  • 정선경 재외기자
  • 승인 2021.03.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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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여성단체들, 세계여성의날 기념하며 인종주의·성평등·환경 문제 등 부당성 경고 집회

베를린 소녀상, 현지서 평화 추구하는 장소로 자리매김…영구존치는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상황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집회를 주관한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그동안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관련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독일 여성단체인 코라지와 코리아협의회가 공동 주최하고 다양한 독일 그리고 이주민 여성단체 회원 15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소녀상 앞 집회전경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이날 베를린 여성들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세계여성의 날을 축하하고 ‘마스크 착용이 침묵하라는 것은 아니다!’(Mundschutz heißt nicht mundtot!)란 슬로건 아래 인종주의, 성평등, 환경 문제 등 다양한 부당성에 대해 침묵하거나 부인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집회를 가졌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인종주의에 목숨을 잃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인종주의 폭력을 경고한 것에 이어, 이날 세계여성의 날 행사까지 이어지면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이름 그대로 베를린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장소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시가 행진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그러나 베를린 미테구는 구청장이 지난 12월 1일 구의회에 참석해 베를린 소녀상 철거명령 철회에 대해 공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공식적인 보도자료도 내지 않고 있으며, 구의회에서 의결된 소녀상 영구존치를 위한 그 어떤 행위도 시작하고 있지 않다.

자민당(FDP) 소속 구의원들은 지난 1월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1년 존치로 허가됐다. 무력 분쟁 중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를 주제로 전쟁 중 성폭력 전체 범위를 다루는 보편적인 기념비를 영구적으로 설치하기 위해 미테구청과 구의회가 공동으로 예술작품 공모를 실시할 것을 요청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 안건을 상정한 바 있다.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타민족 단체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아닌 새로운 예술작품의 공모를 요청하는 이 안건은 평화의 소녀상을 전쟁 중 성폭력 전체 범위를 다루는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한일 갈등 관계로만 보는 시각이 바탕에 깔려있다. 

해당 안건은 오는 3월 10일 미테구의회 교육문화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날 시위에서 만난 미테구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 한 구의원은 기자의 질문에 “오는 3월 10일 베를린 소녀상 관련해 영구존치든 새로운 예술작품 공모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소녀상 시가행진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소녀상 시가행진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이렇게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영구존치는 작년 말 구의회에서 의결됐음에도 불구하고 미테구청에서 정작 그 어떤 것도 시작하지 않는 이 상황에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과 관련된 또 다른 안건이 논의됨으로써 소녀상의 영구존치의 앞날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이날 집회에서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평화의 소녀상은 75년 전 성노예를 강요당한 소녀들과 여성들을 상징하는 동시에 수치심을 극복하고 공개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으며 피해자에서 활동가로 변신한 여성들을 상징한다”면서 “평화의 소녀상이야말로 성폭력 반대, 여성의 권리와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보편적인 상징물이므로 베를린에 영구 존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3월 6일 토요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우리가 소녀상이다’ 플래카드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최영숙 한민족유럽연대 의장은 “평화의 소녀상은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상기시키며 더 이상 그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용기를 낼 것을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인종주의, 전쟁, 식민주의, 성차별과 불평등에 맞서고 평화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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