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패션계를 움직이는 동포 여성 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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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패션계를 움직이는 동포 여성 2인
  • 연합뉴스
  • 승인 2005.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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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재일동포 3세 패션 디자이너 한안순(29.여)씨와 동포 2세 모델 안미가(31.여)씨는 올해 일본 패션계를 움직일 유망주이다.

   현대적이고 여성스러운 스타일링으로 유명한 화제의 브랜드 'Han ahn soon'의 디자이너 한씨는 일본인의 차별을 두려워하지 않고 한국 이름을 그대로 브랜드명으로 해 성공했다.

   오사카(大阪) 출신인 한씨는 고등학교를 졸업, 복식전문학교로 진학해 곧바로 디자이너가 된 케이스. 의류 기업 '르쉘부르'에서 경력을 쌓은 그녀는 2003년 봄ㆍ여름 도쿄(東京) 컬렉션에서 '쇼와(昭和)'를 테마로 기성세대의 세련된 옷에 애니메이션 모티프를 담은 작품을 출품, 일약 '샛별 브랜드의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현재는 유행 발신기지로 유명한 오사카 소재 '동서 2대 백화점'에도 점포를 냈다.

   한씨 작품의 특징은 산뜻한 배색과 허리 위치가 약간 높은 여성스러운 라인. 그녀는 5일 재일본 대한민국민단(민단)이 발행하는 민단신문과 인터뷰에서 "여성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쇼를 할 때는 서양인 모델에 맞도록, 점포용으로는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디자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씨는 "올해 파리 컬렉션에도 출전할 것이다. 단순히 '파리 컬렉션에 출품했다'가 아닌 의미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며 "현재 디자인 면에서 '재일(在日)'이라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컬렉션에서는 '한ㆍ일 의상의 융합'이라는 작품도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 모델로 발돋움한 안씨는 18세 때 영국 패션지 'IㆍD'에 사진이 게재된 것을 계기로 파리 컬렉션 등 세계 무대에서 모델로 활약했다.

   그녀는 2002년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연세대에 유학했으며, 지난해 봄부터 NHK 방송 '4시입니다 카미가타클럽(上方具樂部)' 진행을 맡았다. 나이키 등의 광고모델과 영상작품에도 다수 출연했다.

   안씨는 "패션에서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있을지 모르지만 감수성에서는 한국쪽이 풍부한 것 같다"며 "겨울연가가 일으킨 한류를 바탕으로 패션 부문에서 진출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본은 한국의 탐욕스러운 호기심과 감수성을, 한국은 일본의 세련된 심미안(審美眼)에 대해 서로 배우면서 발전시켜 '아시아'라는 틀에서 구미를 따라 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사진있음)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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