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조대.감식반.교민..사체더미에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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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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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차관 "사체 상상 힘들 정도로 변질..육안식별불가"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현지 교민들과 119 구조대, 사체감식반, 한국국제협력단(KOICA) 요원들이 사체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남부 지역을 휩쓴 쓰나미(지진해일)로 인한 사고현장 수습을 위해 구랍 30일 태국 푸껫으로 급파됐다 4일 귀국한 최영진(崔英鎭) 외교통상부 차관은 현지에서 구호활동 중인 교민들과 파견 요원들의 모습이 헌신적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차관은 "800∼1천명 가량의 현지 한인회는 분향소를 설치하고 장례위원과 운구요원을 자발적으로 조직해 장례를 주도하고 있다"며 "119 구조대 15명도 텐트생활을 하며 현지인이나 다른 나라 구조요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등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태국에 파견된 KOICA 요원 18명도 전원이 푸껫으로 집결해 구조대와 유가족, 실종자 가족들을 밀착해 통역을 도와주고 있고 유가족도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 헤쳐나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태국 사고현장에는 지금 실종 6명의 가족 12명이 있는데 11명은 카오락에, 1명은 끄라비에 있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끄라비 지역은 사체들이 물에 오랜시간 잠겨있어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변질돼 사고발생 엿새이후 부터는 가족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정도"라며 "반지 등 소지품이나 수술자국, 치열 등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밖에 없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체발굴과 처리는 피피섬과 끄라비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피피섬에서 발굴된 사체는 600여구가 넘고 모두 육지로 이송됐다"며 "끄라비 지역에서도 사체가 수송되는 즉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찰청 지문감식반 요원들이 하루 두 번씩 사체더미를 뒤지며 모든 사체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차관은 "카오락 지역에서 실종된 한국인 5명의 사체는 아직 확인안됐지만 그들의 여권, 명함, 가방, 콘택트렌즈곽 등 소지품이 발견됐다"며 "생존 가능성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침울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차관은 "사체발굴 작업은 거의 끝났고 실종자 가족들은 이제는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이 작아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어 상황정리를 생각 중인 것으로 안다"며 "정부도 이제는 가족에 대한 도움이 끝나는 상태라서 활동범위를 넓혀 국제적 도움을 주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