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해외사용 ‘과소비’ 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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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해외사용 ‘과소비’ 누명
  • 김정희기자
  • 승인 2004.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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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들 “날치기 범죄등 예방 바람직한 현상”

현금대체 관행 정착불구 국내언론 ‘과소비’화살

최근 국내에서 발표된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액 최고치 기록 기사에 대해 이는 과소비 때문이 아닌 신용카드 사용 문화 확산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는 이달 초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3/4분기중 국내인들의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총 7억4천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8.9%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내 언론에서는 상류층이 해외에 나가 과소비를 해 사용액이 대폭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세계 주요지역의 동포사회에서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도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진 결과”라며 “이같은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은 비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을 발표한 한국은행 국제국 외환심사팀 이희원 차장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해외교류가 증가하고 일반인들의 카드 사용 관행도 늘어남에 따라 해외 사용액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 분석에 따르면 카드 사용자의 대부분이 법인보다 개인사용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통계들을 살펴보면 해외에서 국내인들의 소비행태가 현금에서 카드 사용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숙박, 식당, 여행사 등의 사업을 하는 동포들은 최근 몇년 사이에  한국인들의 신용카드 사용 비중 증가가 쉽게 확인된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10여년동안 물랭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신근수씨는 “5년전만해도 숙박비 결제를 신용카드로 하는 한국인들은 70%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90% 이상이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본지의 이메일 설문조사에 답했다. 신씨는 또  “그동안 현금 소지가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날치기 범죄의 표적이었으나 카드사용이 늘어나면서 범죄도 줄어들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모스크바 크레믈린 광장에 위치한 러시아호텔 일부를 임대해 영업하고 있는 신성준씨와 영국에서 두개의 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신우승 재영한인회장 역시 “지난 2~3년간 카드 사용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80% 이상이 카드 결제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 역시 몇 년전부터 해외 출장시에는 신용카드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는 답변은 이같은 카드 사용 확산 현상을 재확인시켜 준다.

모 대기업에 재직중인 채승훈씨는 “해외 출장시 카드를 이용하고 귀국후 결제받는다”고 말했다. 개인 여행객들 역시 현금은 간단한 팁이나 택시비 정도만 가지고 다닌다.

내국인 여행객이 해외에서 날치기등 범죄를 당하면 공관의 영사나 동포사회가 이를 해결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프랑스등 일부 동포사회에서는 여러해전부터 카드사용 캠페인이 일어나기도 했다. 본지의 설문에 응한 동포 사업자들은 카드 사용액이 급증한 것을 이같은 노력의 성과로 보고 있다. 

김정희기자 hee@dongp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