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서 내년 한국 자수(刺繡) 전시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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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서 내년 한국 자수(刺繡) 전시회 개최
  • 연합뉴스
  • 승인 2004.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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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자수展 기획 동포와 박물관 큐레이터 방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내년에 뉴질랜드 사람들은 한국 전통 자수와 보자기의 아름다움에 반할 것이다."
내년 7~10월 한국 자수와 보자기를 전시하려고 방한한 오클랜드 해밀턴박물관(일명 와이카토 뮤지엄. 관장 케이트 부조니와이라라) 큐레이터 래퍼 재니스 윌슨(38.여)씨는 6일 "한국 전통 자수와 보자기가 현대미술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같이 말했다.

윌슨 씨는 이날 한국자수박물관(관장 허동화)과 전시회를 열기로 합의한 뒤 "뉴질랜드에 한국 자수와 보자기를 소개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며 "뉴질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한국 전시회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모아 출신의 화가인 윌슨 씨는 이 박물관에 초대돼 전시회를 열었고,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케이트 관장이 큐레이터를 제의했으며, 이를 수락 4개월 전부터 이 박물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해밀턴박물관은 마오리 원주민들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미술 등 7만5천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1주에 2천~3천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이다. 이곳에서는 중국 당나라 시대의 유물이 전시되기도 했었다.

사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것은 윌슨 씨가 아니다. 그녀는 오클랜드대학 미술사학과를 졸업한 뒤 석사과정을 밟고 이 박물관에 들어간 유일한 아시안인 에듀케이터 정유진(27.여)씨를 적극 후원하고 있다. 정씨가 실질적인 큐레이터인 셈이다.

정 씨는 "뉴질랜드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아직도 부정적이다. 대개 한국 하면 그들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IMF사태 등을 떠올린다. 심지어 월드컵 개최도 일본인들의 공(功)을 한국이 빼앗았다고 생각할 정도"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국이미지가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씨는 "박물관 측에 전시회말고도 8월 한달 간을 '한국문화의 달'로 선정해 한국 관련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자수전을 기획하고 자료를 보여줬을 때 윌슨 씨를 비롯한 박물관 관계자들은 근대미술이 나타나기 전에 어떻게 한국의 서민 여성들이 그처럼 아름다운 미학을 발휘했느냐고 의아해 했다"며 "전시회가 성공리에 끝나 비백인 또는 비서구 미학의 아름다움을 그들에게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시회와 관련, 가장 큰 문제는 예산 확보이다. 그는 "전시회 예산은 10만 뉴질랜드달러(미 달러로 7만달러 상당)가 소요되는데, 박물관 지원금 4만 뉴질랜드달러를 제외한 나머지를 기부 등으로 확충해야 한다"며 동포와 기업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지난 1994년 이민한 그는 11월말에 결혼했지만 내년 초 박물관에서 한국전통혼례를 올리기로 하는 등 한국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의 e-메일:yujin.chung@hcc.govt.nz(사진있음)
ghwang@yna.co.kr
(끝)


등록일 : 12/06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