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해외동포에 시민권' 국민투표 무효
상태바
헝가리, '해외동포에 시민권' 국민투표 무효
  • 연합뉴스
  • 승인 2004.12.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다페스트 로이터=연합뉴스) 해외에 거주하는 헝가리인 500여만명에게 시민권을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헝가리 국민투표가 5일 실시됐으나 저조한 투표율로 무효화됐다.

헝가리 선거관리 당국은 개표가 96.67% 정도 진행된 뒤 공식 웹사이트에 "이 안건에 대한 국민투표는 무효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안건에 대한 찬성은 51.35%로 48.65%의 반대보다 근소하게 앞섰으나 찬성표가 전체 헝가리 유권자 800여만명의 4분의 1에도 못미쳐 안건은 가결되지 못했다.

해외 거주 헝가리인 500여만명은 대부분 1918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분할 이후 헝가리 영토 밖으로 밀려난 이들과 그 후손들로, 절반인 250여만명은 루마니아나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등 헝가리보다 가난한 나라에 살고 있다.

집권 사회당의 페렌치 듀르차니 헝가리 총리는 해외 거주민들로 인한 예산 초과 로 헝가리가 파산할 수 있다면서 올해 유럽연합(EU)에 가입한 헝가리가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안건에 반대해 왔다.

반면 시민권 확대 지지자들은 이 안건이 제1차 세계대전 후 국토의 3분의 2를 잃은 헝가리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찬성해 왔다.

한편 지난 9월 스위스도 자국에서 태어났거나 최소한 어릴 때부터 커온 이민자 2세에게 조속한 시일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자는 안건을 국민투표에 부쳤지만 과반수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한 바 있다.

cherora@yna.co.kr
(끝)

등록일 : 12/06 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