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캄보디아 교민사회 위기 봉착
상태바
코로나19 확산으로 캄보디아 교민사회 위기 봉착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20.03.24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놈펜 한인식당 손님 발길 끊겨 울상…“집세, 인건비 감당하기 힘들어 휴업 검토”

세계적인 관광지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씨엠립 교민들도 폐업이나 철수 고려할 만큼 타격 커

재외선거 참여율 저조 우려도…캄보디아 재외선관위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방역에 만전 기할 것”   
최근 캄보디아에서도 코로나 확진자수가 크게 늘어나자 시내는 마스크를 쓴 현지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최근 캄보디아에서도 코로나 확진자수가 크게 늘어나자 시내는 마스크를 쓴 현지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와 손실은 캄보디아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지난 3월 23일 오전 10시(현지시각) 기준 캄보디아 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총 86명으로, 사흘 전인 20일(47명)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앞서 캄보디아 정부는 왕궁과 박물관, 극장, 유흥업소 다중 밀집지역의 영업 및 운영을 무기한 금지하고, 전국 모든 학교의 휴교령을 내리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교민 약 1만5천여명이 사는 캄보디아 한인사회도 충격과 불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의 공식발표보다 훨씬 더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전국에 퍼져 있을 것이란 추측성 소문이 널리 확산된 가운데, 교민들은 대부분 불필요한 대면 접촉을 피하고 외출 역시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4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캄보디아 새해 연휴 기간에 고국 방문을 계획했던 상당수 교민들도 대부분 방문계획을 포기했다. 국내 입국절차와 조건이 까다로워진데다, 하루 1회씩 프놈펜과 인천을 오가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정기노선이 4월 25일까지 운항편수를 주3회(화,목,토)로 줄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 교민은 “캄보디아가 한국인에 대해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4월 모국 방문계획을 취소했다”고 답했다.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 덕분에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씨엠립의 교민사회도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매년 수백만명에 달하던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식당과 기념품가게 등 시내 중심가는 요즘 너무나 한산하다. 여행업과 식당, 기념품 판매업에 종사하는 대다수 교민들은 폐업이나 철수를 고려할 만큼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당장 부도나 도산이 우려되는 영세 교민기업들도 적지 않다.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인사업가 김찬우(가명)씨는 “지난해 말 예약한 손님 가운데 무려 90%가 예약을 취소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앞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고국으로의 철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수도 프놈펜도 상황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시내 약 100여개에 달하는 한인식당 상당수는 단골손님들의 발길마저 끊기자 다들 울상이다. 하루 평균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 든 식당도 여러 곳이다. 

한인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순(가명)씨는 “매달 2천불 가까이 들어가는 집세와 종업원의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힘들어 2~3달 정도 휴업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현지 뉴스 보도 때문에 한인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현지인들도 느는 추세다. 

한 교민은 “캄보디아 국민 특성상 노골적으로 외국인을 경계하거나 또는 차별하는 경우는 극히 적지만, 일부 한인식당과 공장에서 일하는 현지 근로자들 가운데 한인 고용주들과의 접촉을 피하려 일부러 휴가를 앞당겨 고향에 내려간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장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제21대 총선 재외국민선거 역시도 걱정이 크다. 김준경 캄보디아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코로나19 불안감 때문에 재외국민 유권자들의 투표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민 중이다. 

김 위원장은 “대사관측과 긴밀히 협의해 재외선거기간(4월1~6일) 중 주캄보디아선거투표소로 확정된 대사관 내외부의 위생관리는 물론이고, 방역상태까지 수시로 철저히 점검해 우리 재외유권자들이 안심하고 투표소를 찾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번 총선 재외국민선거 등록을 마친 캄보디아 내 재외국민 유권자수는 총 1천126명(주씨엠립대사관분관 239명 포함)으로 최종 집계됐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