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대북 봉쇄, 무력행사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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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대북 봉쇄, 무력행사 안돼"
  • 연합뉴스
  • 승인 2004.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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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대북 봉쇄, 무력행사 안돼" designtimesp=10023>(종합) 2004/11/13 15:17 송고


"한국과 미국 가장 가까운 친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김범현 기자=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남미 순방길에 오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오전(한국시간 13일 새벽) 중간기착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도착, 11박12일간의 정상외교 일정에 들어갔다.

노 대통령은 오는 20일 미 대선 후 조지 부시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 점을 의식한 듯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강조하면서 미 행정부내 강경파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북 선제공격론 등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LA 방문 첫 일정으로 미 민간외교정책단체인 국제문제협의회(WAC) 주최 오찬에 참석, "북핵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무력행사는 협상전략으로서의 유용성도 제약받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대북 봉쇄정책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결코 바람직한 해결방법이 아니며 불안과 위협을 장기화할 따름"이라며 "(북한의) 붕괴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이 역시 체제위협에 직면했을 때 북한이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한국 국민들에게는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대화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호텔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녀 안수산 여사 등 도산 후손들과 스티븐 샘플 남가주대 총장 일행을 접견했다.

노 대통령은 장녀인 수산 여사 등 후손들에게 "한국에서는 흥사단 활동이 활발해 안창호 선생님의 뜻이 넓게 퍼져 있다"며 "후손들을 보니 무척 기쁘다"고 반갑게 인사했고, 수산 여사 등은 "영광입니다"라고 답례했다.

노 대통령은 샘플 총장이 남가주대 한국학 강좌에 대해 설명하자 "남가주대에서 한국학 강좌가 개설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니 고맙고, 남가주대가 안창호 선생 유족 기념관도 만들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전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미 대선을 보면 `위대한 미국, 영광스런 미국'과 같은 얘기를 하든데 샘플 총장과 얘기해 보니까 경제력, 군사력도 있지만 이처럼 다양한 문화를 연구하고 수용해 (이를) 미국 스스로의 문화적 수준, 사회 전반의 자산으로 하는게 소위 미국이 말하는 `위대하다'는 것의 본질인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저녁에는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제임스 한 LA시장 주최로 열린 만찬에 참석, "한국과 미국은 말 그대로 동맹으로, 과거에나 지금이나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한미동맹 관계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제임스 한 시장이 "부산은 LA와 자매결연 도시"라며 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과의 인연을 말하자 "정치를 하기 전 인생의 전부를 부산에서 살았고 정치 입문후에도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했다"며 "앞으로 `LA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구나'라고 기억하겠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장인 LA시장 관저 `게티 하우스' 정원에 큰 천막이 설치된 것을 가리키며 "제가 대통령되기 전에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소주 마시기를 좋아했으나 대통령된 뒤로는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큰 포장마차를 마련해 한잔 할 수 있도록 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말해, 좌중에서 박수와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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