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첨단 자동물시계 장영실의 ‘흠경각옥루’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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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첨단 자동물시계 장영실의 ‘흠경각옥루’ 복원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9.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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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1438년 경복궁 흠경각에 장영실이 제작한 천문시계 '옥루'를 설치한 물시계
▲ 흠경각옥루 복원도

국립중앙과학관(정병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의 지원을 받아 3년간의 연구 끝에 조선시대 최첨단 자동물시계 ‘흠경각 옥루’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9월 9일 밝혔다. 

흠경각옥루는 세종대왕이 천체 관측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경복궁 내에 설치한 두 번째 자동물시계다. 세종은 당시 자동물시계인 자격루를 이미 경회루 남쪽에 설치했으나 후원에 있는 천문의기와 거리가 멀어 관측에 불편함을 겪어 1438년 경복궁 천추전 서쪽에 흠경각을 짓고 장영실이 제작한 천문시계인 옥루를 별도로 설치하도록 했다.

흠경각옥루는 앞서 1434년에 만들어진 자격루와 제작 의도와 내구 구조가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격루가 당시 조선의 표준시계로서 시각의 정밀도에 제작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이 옥루는 철학적 의미를 강조했다.

중국의 수차 동력장치, 이슬람의 구슬을 활용한 인형 구동장치 등 세계 각 국의 선진 과학기술을 융합해 시간과 절기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했으며, ‘빈풍도’와 같은 모형을 배치해 하늘의 시기에 따라 농사짓는 백성의 고단함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빈풍'은 옛 빈나라(주의 옛이름) 농민들이 농업과 잠업에 종사하는 장면과 자연을 노래한 일종의 월령가()이다.

이번 복원은 국립중앙과학관을 주축으로 고천문학자, 고문헌학자, 복식사학자, 조경사학자, 고건축학자 등이 협력했다. 이 과정에서 흠경각옥루의 겉으로 드러나 작동하는 시보장치가 4단으로 이루어진 자동물시계가 아니라 5단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복원에 반영했다.

정병선 국립중앙과학관 관장은 “세계 기계시계발달사에 한 획을 긋는 '흠경각 옥루'가 복원 된 것은 국민들에게 자긍심 고취는 물론 관련분야 전시산업 육성 및 해외 전시를 통한 과학한류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원된 흠경각 옥루는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관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