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대륙으로 뻗는 민족 자산 활용해야
상태바
바다로 대륙으로 뻗는 민족 자산 활용해야
  • 김진이기자
  • 승인 2004.10.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한민족 하나로’일요좌담

10월 24일 방송된 ‘한민족 하나로’일요좌담은 권병현 재외동포재단 전 이사장의 사회로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이구홍 소장, 재외동포신문 이형모 사장이 함께 했다.

   
▲ 왼쪽부터 권병현 전 이사장, 이구홍 소장, 이형모 사장

이날 좌담에서는 한민족 네트워크의 필요성과 중요성. 다른 나라의 민족 네트워크 실태, 한민족 네트워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권병현 재외동포재단 전 이사장(사회): 최근의 한민족 네트워크는 어디까지 와있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함께 얘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21세기를 네트워크 시대라고 한다. 전부 연대하고 연결해야만 살 수 있다. 개인도 그렇고 민족도 그렇고 지역도 그렇다. 한민족 네트워크란 용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형모 재외동포신문 사장 : 좋은 이름같다. 현대 교통통신이 발달한 기술의 시대다. 각자가 사는 지역이 달라도 함께 사는 것과 같다. 140여개 흩어져있는 동포들을 하나로 묶어내기에 매우 적절한 이름이다.

이구홍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소장: 지금까지 한민족 공동체가 주로 사용돼왔다. 그런데 우리가 무심히 쓰다보니 어떤 나라에서 이 용어에 대해 굉장히 민감해하고 있다. 공동체가 어떤 의미에서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는 모양이다. 네트워크란 말이 좋다.

남북인구 대비 10%의 동포자산

사회 : 지구촌이라는 게 조그만 마을인데 동포들이 지구촌 마을 곳곳에서 떨어져있는데 그물처럼 연결돼있어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동포들과 하나가 되어 한마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트워크라는 게 꼭 필요한 것인가, 그 필요성을 짚고 가자.

이 소장 : 서두에서도 650만명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정부통계이고 실은 800만명이 더 근사치다. 정부발표에 오사카 한국인 수를 18만인데 현지에는 24만~25만이다. 우리 동포 수는 정부 공식수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바깥에 자기 민족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나 이스라엘인데 우리는 남북 인구 대비 10%이다. 더구나 우리는 4대 강국에 밀집해있다. 동포들의 네트워크는 필연적이다. 이 네트워크를 불지른 것은 국내가 아니라 동포사회이다. 권병현 이사장있을 때 한상 네트워크라고 해서 구체화되기도 했다. 우리가 그 사람들을 보호하고 육성하고 유형무형의 자산을 활용할 때 네트워크는 꼭 필요하다.

사회 : 재외동포 하나하나가 꼭 필요한 자산이다. 보석같은 존재들인데 하나하나 흩어져있으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한다고 꿰어야 보배가 된다.

이 사장 : 20세기에는 세계 역사에서 기회가 바다에 있었다. 해양으로 나가지 않는 민족, 나라는 전부 세력이 위축됐다. 21세기는 오히려 국가 번영의 기회가 대륙에 있다. 우리는 한반도에 위치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못살아서 나가고 핍박받아 외국으로 나가고 20세기에는 기회를 찾아 나갔다. 반도에서 해양으로 뻗어나간 한민족들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기회를 완성해야 한다. 국내 사람들의 노력뿐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바깥으로 나간 사람들까지 연합해야 국가 발전의 기회가 완성될 것이다. 

사회 : 누구라도 한민족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건 공감하고 있다. 근데 왜 중요한가. 

이 소장 : 우리는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안을 제시하는 게 약했다. 동포들이 자산이냐, 짐이냐 이런 문제가 나온다. 재외동포들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짐이 아니라 자산이란 증거를 제시하는 게 긴요하다. 동포정책이나 예산 면에서 걸리는 문제였다. 유대인과 이스라엘, 화교와 중국이것이 어떤 관계이냐를 비춰보고 우리를 대비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중국에도 청나라 헌법에는 인민이 해외로 나가는 자는 도둑과 같아 참형에 처한다고 나온다. 그러던 것이 신해혁명 성공하는 과정에서 화교들이 독립 자금을 대면서 중국혁명의 주역은 화교라고 얘기하게 됐다. 유대인들이 2차대전 1주일동안 6억5천만달러를 모금했다. 대단한 민족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냐. 88올림픽에 재일동포가 100억엔을 내놓았다. 재외동포가 우리 민족의 자산이라는 데에는 충분한 증거들이 얼마든지 있다.

난징화상대회에 정보 총출동  

사회 : 그 문제는 명확하게 판결이 나와있다.

이 사장 : 650만 동포들이 따로 떨어져있고 교류하지 않으면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 그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우리 문화를 이어나가면 우리 대사관 이상으로 현지 사회에서 살아있는 공동체로 대사 역할도 하고 한국을 알리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가 무역을 하거나 유학을 할 때 길잡이 역할도 하게 된다.

결국 우리 한국이 무엇인가를 알리는 것은 어떤 선전작업을 통해서가 아니라 호흡을 하는, 살아움직이는 한국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통해 훨씬 효율적으로 가능하다. 무역이 경제활동의 주역인 상황에서 한국 상품이 대접을 받으려면 한국문화가 먼저 알려지고 환영을 받아야 한다. 한민족 네트워크를 통해 이것이 가능하다. 

사회 : 중국이나 이스라엘 뿐 아니라 인도, 네덜란드 등 모든 나라들이 자기 민족을 찾아 끼리 무역도 하고 . 내가 중국에 있을 때 화상네트워크를 주의깊게 봤다. 중국이 초기에 외국투자가 안 들어왔을 때 나라 밖의 6천만 화교들이 투자를 하고 재산과 기술을 가져오게 해서 성공했다.

3년전 난징에서 열린 세계 화상대회에 4600명이 왔다. 중국 중앙정부에서 장쩌민 주석 빼고 다 왔다. 엄청난 돈을 써서 오늘날 우리가 잘 살게 된 건 당신네들 덕분이라고 했다. 전세계 화교들의 자본이 3조3천500억 달러. 중국 GNP의 3배에 해당한다. 이런 걸 보더라도 우리가 여러 가지로 본받을 게 많다.

이 소장 : 1957년에 골드버그란 교수가 21세기 중엽에 가면 화교세상이 온다고 했다. 중국이 GDP 9조8천억 된다는 것이다. 미국이 9조7천억이 된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가 매년 10%이상씩 성장하는데 화교가 투자하는 금액이 3조로 미국 투자액보다 앞선다. 일본 경제대국 시대에서 중국이 살아남으려면 화교들을 이용해야한다고 주장이 홍콩대학의 교수를 통해 제기됐었고 처음 시작은 대만이었다. 중국이 UN을 가입하는 시기에 모든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왔다.

이 사장 : 8월말에 아일랜드에 갔는데 인구가 390만인데 미국에 사는 사람이 4천만이다. 10배가 넘는다. 클린턴 대통령이 아일리시다. 케네디, 레이건도 아일리시다. 아일랜드가 15년전에 지금 2만8천달러 소득을 올리는 국가가 됐다. 그때는 농업국가인데 지금은 IT산업국가가 됐다. 지금의 획기적인 발전에 동포들의 도움이 컸을 것이라는 건 눈감고도 알 수 있다. 불쌍한 나라였던 아일랜드가 지금처럼 재건할 수 있었던 건 동포들의 기여였다.

권병현 : 중국도 화교들이 금송아지 몰고 왔고 아일랜드도 동포정책 잘해서 결국 금송아지 몰고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했나. 지금 대구의 섬유산업, 부산의 신발산업이 모두 재외동포들이 일으킨 것이다.

이 소장 : 한민족 네트워크가 처음 생긴 건 60년대 재미과학자들을 통해 처음 생기고 그다음으로 의사, 학자 교류모임이 생겼다. 최근에는 상공인대회, 무역인대회 등 경제인들의 네트워크가 늦게 시작했지만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다.

대구 섬유산업 동포가 일으켜  

사회 : 문화공동체, 방송인들의 네트워크, 언론인, 영화인들의 네트워크도 되어있고 모든 분야에서 돼있다. 이상적인 네트워크를 어떻게 해나가면 좋겠는가.

이 사장 : 이제 큰 형식의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작고 다양한 만남을 통해 관계를 확대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언어나 문화, 음식, 이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나눠지면서 외국의 한글학교를 중심으로 그 나라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작고 다양한 만남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사회 : 말을 같이 사용할 때 한민족을 느낀다. 그게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말은 먼저 가르치고 음식이 있고 문화가 있다. 

이 소장 : 우리는 너무 그런 일을 벌이면서 쉽게 생각하지 않나. 네트워크가 계속 유지되려면 고급 정보가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했다.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목표가 뭐냐. 네트워크를 만들었으면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뭐냐. 부족한 게 뭐냐를 생각했어야 한다.  

사회 : 가장 중요한 게 경제다. 화교가 중국에 투자하고 아일리쉬들이 아일랜드에 투자하는 게 당연하다. 화교들은 중국에 투자하면서 자기들도 돈을 벌었다. 우리 동포들은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이 소장 : 유리스라는 유대인 작가가 엑소더스라는 책을 썼다. 그 전까지는 유대인하면 수전노라고 인식이 아주 안좋았는데 이 책을 쓰면서 일개군단보다 더 큰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을 통해 세계인들은 아랍사람들은 나쁜 사람, 유대인들은 도움을 줘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문화상품들이 먼저 나가야 한다. 방향을 문화 예술쪽으로 돌렸으면 한다.

통일정책으로서의 동포정책

사회 : 우리가 재외동포들에게 문호를 열고 할 일이 많지만 재외동포들이 할 일이 뭐냐.

이 사장 : 시집간 자녀들이 잘 사는 게 부모들이 걱정안하는 일이다. 우리는 기마민족이라 한손으로 차를 마신다. 기회를 찾아나간 활기있는 동포들이 잘 살아야 한다. 안에 있는 사람과 밖에 있는 사람들의 상호 신뢰 속에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월드컵에서 4강했을 때 국내에서보다 국외동포들이 더 환호하고 자랑스러워했다고 들었다. 한상대회같은 행사가 잔치로 끝나지 말고 구체적인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 소장 : 앞서 화상대회에서 중국 정부가 다 참석했다고 말했는데 우리 한상대회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우리 높은 분들 잘 안나온다. 동포들의 활용가치를 제대로 인식 안한다. 또한가지는 우리는 정부가 직접 모든 걸 해야 직성이 풀린다. 코트라의 경우 우리 국내인사가 나가서 뭘하겠다는 건가. 동포들을 활용하면 몇 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데 그렇게 안한다. 교육현장에 가보면 현지에서 교육하면 될 텐데 우리나라에서 교사를 보내야 한다는 논리이다. 

사회 : 우리의 동포정책이 기민정책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나가려면 나가라는 식으로 동포정책이 미흡했다. 동포들은 동포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손발을 맞잡고 네트워크의 시대라는 21세기에 새로운 차원을 개척해나가는 네트워크를 해야 한다. 우리 국민 중 가장 용기있는 사람이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가장 국제화돼있고 교육이 잘 돼있다. 밖에 나가면 다 애국자라고 한다. 가장 애국심이 많은 이 사람들을 한꺼번에 다 묶을 때 우리 국력은 현재보다 훨씬 더 크게 될 것이다.

이 소장 : 우리는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다. 우리가 통일지향적일 때 동포들은 가장 큰 원군이다. 통일정책으로서의 동포정책이 필요하다.

<정리=김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