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없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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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없이 끝나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2.2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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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양측, 비핵화와 제재 완화에서 합의점 찾지 못해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7일 저녁 만찬을 갖기 위해 소피텔레전드메트로폴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백악관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2월 28일 합의문을 내지 못하고 성과 없이 끝났다.

두 정상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의 첫 악수 이후 260일 만인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다시 만났다. 이날 친교 만찬에는 북한 측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배석했다.

이튿날인 28일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확대정상회담까지 순조롭게 이어지면서 이른바 ‘하노이 선언’ 발표는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였지만, 현지시간 오전 11시 55분 업무오찬 예정시간을 넘긴 시점에서 갑자기 예정됐던 업무오찬과 서명식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2시 15분경부터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재와 관련된 이유로 회담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제재를 해제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겠다고 했다”며 “영변은 대규모지만, 1단계 수준의 영변 핵시설 해체에만 만족할 수는 없으며, 추가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고 말한 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면서 “미사일도 빠져있고, 핵탄두 무기체계가 빠져있어서 합의를 못했다. (핵)목록 작성과 신고, 이러한 것들을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성과도 있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매우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며 “북한과 좋은 친구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해 후속 협상과 회담의 가능성을 남겼다. 폼페이오 장관도 “많은 진전이 있었으나 끝까지 가지 못했다”면서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 몇주 내에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을 뒷받침할 행동계획을 담은 ‘하노이 선언’에 합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담이 성과 없이 종료됨에 따라 향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시도를 본격화하려던 남북미 구상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과정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했지만 북미 양측은 ‘비핵화와 제재 완화’에서  만족할 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미국 측이 여전히 대화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새로운 대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