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 친필휘호 ‘광명정대(光明正大)’ 다시 고국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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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 친필휘호 ‘광명정대(光明正大)’ 다시 고국 품으로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8.08.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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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인 재미동포가 기증해 문화재청이 국립고궁박물관에 인도

▲ 백범 김구의 친필휘호 ‘광명정대’ (사진 문화재청)
백범 김구(1876~1949)의 친필휘호인 ‘광명정대(光明正大)’가 고국 품에 다시 안겼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백범 김구 선생이 1949년 안중근 의사 순국을 기념해 쓴 글씨를 독립운동가 김형진(1861~1898)의 후손으로부터 기증받아 지난 5일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인도했다고 8월 13일 밝혔다.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온 김구 선생의 글씨 ‘광명정대(光明正大)’는 1949년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39주년을 맞이해 독립 운동 동지였던 김형진의 손자 김용식에게 손수 써 선물한 것이다. ‘광명정대’란 언행이 떳떳하고 정당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독립운동가 김형진은 1895년 무력으로 일제를 격퇴할 것을 김구와 결의하고 중국 심양에 원조를 요청키 위해 동행하기도 했으며 이듬해 1896년에는 김구와 함께 의병에 가담해 활발하게 활동했다.

1898년 동학 교단 조직 ‘접(接)’의 책임자인 동학의 접주(接主)로 활동하다 체포돼 일제로부터 고문을 받다가 생을 마감했다. 지난 1990년 정부에서 고인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광복 후, 김구는 김형진의 유족들을 자주 보살폈으며, 서거하던 해인 1949년 김형진의 손자인 김용식에게 ‘광명정대’를 써서 선물했다.

이후 이 글씨는 1960년대에 김용식의 6촌 동생 김태식에게 전달됐다. 김태식 씨는 1973년 이를 가지고 미국 이민을 떠났다.

올해 여든 셋을 된 김태식 씨는 지난 4월, 2021년 개관 예정인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에 ‘광명정대’를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하며 주시애틀대한민국총영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무상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 글씨에는 ‘광명정대(光明正大)’ 네 글자와 글씨를 선물 받은 김용식의 이름, 작성 일자가 적혀있으며, 백범의 인장 2점(金九之印, 白凡)이 찍혀있다.

전문가들은 ‘광명정대’가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었던 백범의 휘호여서 그 희소가치가 클 뿐 아니라, 필체에서도 백범의 기백이 잘 드러나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기증자의 뜻에 따라 2021년 개관하게 될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에서 이 글씨를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