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로버트김이 동포현실 깨우쳐줘”
상태바
“형 로버트김이 동포현실 깨우쳐줘”
  • 김진이기자
  • 승인 2004.09.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외국민보호법안 준비하는 김성곤 의원

고 김선일씨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는 재외국민보호법안이 열린우리당 김성곤, 한나라당 이성권, 민주노동당 권영길의원 세명에 의해 준비되고 있다. 여당 의원으로 법안을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김성곤(국방위) 의원을 9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로버트김씨의 동생이기도 한 김의원은 최근 족쇄를 자르고 자유의 몸이 된 형에 대해 솔직하게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인터뷰에는 본지 강성봉 편집위원장이 함께 했다. 

- 재외국민보호법 제정 등 재외동포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다 알다시피 나의 형이 로버트 김이다. 내가 15대 국회에 들어갔을 때 형의 일이 터졌다. 그때부터 재외국민들에게 국가가 너무 무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다 이번에 국방위 간사를 맡게 됐고 김선일씨 사건을 계기로 외교안보시스템 개선기획단장 역할까지 더해져 재외국민에 대한 주요한 고민을 하게 됐다.

- 법안 발의를 준비중인 재외국민 보호법과 관련해 8월 30일 열린 공청회에서도 재외동포기본법과의 관계 등 몇가지가 지적됐다. 설명을 부탁한다.

우리당에서는 현재 한명숙 의원이 재외동포기본법을 준비중이다. 그래서 의견을 나눠보았는데 공통되는 부분이 있지만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서 별문제가 없겠다고 판단을 내렸다. 재외동포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대한 규정과 관련해서도 중복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역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재외국민 보호법은 대한민국 국적소유자에 대해 혈통이 아닌 국적으로 보호하자는 것으로 지금까지 영사지침으로만 돼있던 내용을 법률로 규정한다는 의미가 있다.

- 함께 공청회를 했던 권영길 의원의 재외국민보호법안과 어떤 차별이 있는가. 법안 상정 일정은.

권영길의원안은 공무원 처벌 조항을 강조했고 나의 안은 재외국민 처벌조항이 있었다. 공청회가 끝나고 논의를 한 결과 양쪽이 모두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재외국민보호법은 현재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도 안을 준비하고 있어 상임위에 세 의원의 안이 함께 상정돼 통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계속 논의되고 있는 외교부 개혁에 대해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지.

외교안보시스템 개선기획단에서도 외교부 개혁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마무리해 곧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영사업무 전문화가 요구되고 있다. 외무고시 이외의 30% 정도를 개방직으로 민간에서 채용하는 방안을 보고서에서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의 영사인프라 강화는 예산상의 어려움이 많다. 이번 재외국민 보호법안 제출도 기획단 결과물의 하나로 봐야 한다.

- 개인적으로 외교부나 정부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미국에서 10년 정도 살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경험이 없다. 그러나 교민들을 만나면 불만이 많다. 거꾸로 영사들은 교민들이 너무 요구는 크고 정부에 비협조적이라고 말한다. 우리 형문제가 터졌을 때 하도 답답해서 이스라엘 대사관을 찾아가 몇시간 동안 대사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이스라엘이 얼마나 자기 국민을 철저하게 보호하는지 알게 됐다. 이스라엘은 로버트김과 비슷한 폴라드 간첩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리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석방을 요청했다. 자국민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정체성 확립 덕분에 지금의 이스라엘이 가능하지 않았겠는가.   

- 로버트김의 방한이 8월이라고 예고됐었는데 연기되는 이유가 뭔가.

미 법무부가 허가를 내지 않고 있다. 아마도 한국에 와서 망명이라도 하지 않을까하고 염려하는 것같다. 한국정부가 물밑에서 협상을 하고 있는데 귀국 일정은 아직 잘 모르겠다.

- 재외동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형하고도 잠시 그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국적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신이 충성할 국가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나의 대통령은 노무현이지만 우리 형의 대통령은 부시다. 미국 시민권자이기 때문이다.

이중국적이 허용되지 않는 현실에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한국정부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 이중국적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겠지만 재외동포들 스스로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한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