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재한 조선족 집중조명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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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재한 조선족 집중조명 (7)
  • 흑룡강신문
  • 승인 200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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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한수교10주년 기념 특별기획  

《코리안 드림》의 허와 실 (7)

기자 진종호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근 10여년간 중국조선족들을 희망과 실망, 기쁨과 분노로 종잡을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간 "코리안 드림"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 주고 무엇을 잃게 하였는가를 랭철한 사유로 심사숙고 해볼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것이 재한 조선족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다. 과연 한국이란 우리가 중국에서 생각하듯이 돈을 갈퀴로 긁을수 있는 천국이였을가? 당초 자신의 계산과 맞아떨어지는 조선족 "심마니"들은 과연 얼마나 될가?

2001년 8월 중국조선족관련 기획보도를 위해 "중앙일보"에서는 한국에 체류중인 중국 조선족을 상대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한국에서의 평균 체류기간이 3년 이상 되는 111명을 상대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금이 한화 1000만∼2000만원에 달한다고 답한 사람이 12%, 500만∼1000만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17%, 100만∼500만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16%에 달하였고 못 벌었다고 답한 사람이 20%에 달하였다. 물론 이 결과가 백프로로 정확하다고 볼수는 없지만 재한 중국조선족들의 생활을 객관적으로 설명할수 있는것 만은 틀림없다. 한국에 도착해서 처음1∼2년은 무거운 빚더미나 높은 리자를 줘야 하는 사채의 부담 때문에 "짠돌이"가 되고 "짠순이"가 되어 열심히 벌고 돈을 저축하지만 3년 이상 넘어갈 경우 "본전"의 압력에서 해탈되여 소비취향이 한국화로 되어가기 때문에 돈을 별로 모으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 체류 조선족들의 한달 평균 소득이 여자의 경우 한화 80만∼120만원, 남자의 경우 100만∼15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출로 월세 15만∼20만원(조선족의 경우 전세방은 극히 드뭄), 전기, 가스료 5만∼10만원, 식대 20만원 , 교통비 10만원, 통화료 5만∼10만원, 그리고 친구들이나 고향사람 혹은 친척들과의 왕래시 지출비용, 의류나 화장품 등 소지품 지출까지 제하고 나면 한달에 고작해야 40만∼50만원 밖에 남지 않는 것이 과반수이다. 이 결과도 과소비를 배제하고 얻어낸 평균치에 불과하다. 만약 추가지출이 있을 경우 거의 수입과 지출이 맞먹거나 혹은 지출이 수입을 초과할 수밖에 없다. 한 조선족소식통의 말을 빈다면 한국에서 돈을 모으자면 얼마를 버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를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중국조선족들이 한국에서의 불법체류기간이 늘어나는 가장 큰 리유 중의 하나가 바로 소득이 상상처럼 높지 못한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흑룡강성 탕원현의 리모씨는 6년째 한국에 체류중이지만 자기 수중에 2천만원만 있으면 당장 귀국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6년간 사랑하는 부모처자와 리별해야 하는 리산의 아픔을 감수하고 고달픔과 외로움 그리고 여러 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되는 점을 감안할 때 과연 득과 실의 천평은 어느쪽으로 기울어 질가? "가자니 태산이요 돌자니 숭산이라"는 말이 재한 중국 조선족들의 현주소라고 할수 있다. 수중에 몇푼안되는 돈을 가지고 중국에 와서 창업 할수 있는 여건도 안되고 계속 남아 있자니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중국의 형세에 점점 뒤떨어져 시대의 락오자가 될수 밖에 없으며 건강이나 기타 여건도 허락되지 않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립장이다. 불완전한 집계이기는 하지만 현재 한국에 체류중인 중국 조선족들중 간암이나 위암의 발병률이 상당히 높은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간암이나 위암의 발병률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바로 정신(情志)역할이다. 중의학 리론에 의하면 늘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제때에 해소하지 못하면 기(氣)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암증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손 가정이 늘어나면서 자녀들의 교양문제도 맹점으로 되고 있으니 후대들의 희생으로 순간의 쾌락을 맞 바꿀수 있을가? 요즘 한 조선족관련전문가는 "아이들을 살리라"는 로신의 말을 자주 리용하고 있어 심사숙고를 자아내고 있다. 전종서의 "담벽"(圍城)에서 나오는 말처럼 "성안의 사람은 애써 밖으로 나오려 하고 성밖의 사람은 애써 안으로 들어가려는"심리에서 인줄은 몰라도 한국에 체류중인 중국조선족들의 하나같은 말이라면 알고는 한국에 안 왔을것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한국생활이 힘들다는것으로 받아들여야 겠다.

조선족들의 외화벌이와 세계화에 일조한 한국행을 한마디로 일축할수는 없지만 이제는 정확하게 "코리안 드림"을 대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재한 조선족사회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일확천금의 "코리안 드림"에 목숨을 걸어서도 안되고 집착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한국이란 "산업대학"을 훌륭히 리용하여 돈도 중요하지만 창업할수 있는 기술을 배워 가야 한다는것이 압도적인 주장이다. 즉 다시말하면 IT강국인 한국의 선진기술을 배워 첨단기술산업에 관련된 조선족엘리트사업가도 나와야 하고 단순 로무형이 위주인 재한 조선족들의 재산관리, 부동산, 증권등 투자리재 분야에 관한 금융의식을 한 단계 높여 "산돈"이 되게 해야 될 뿐만아니라 자격증시대에 대비한 전문기술일군이 배출 되여야 한다는 등으로 풀이된다. 한 조선족소식통의 말에 의하면 요즈음 조선족관련단체에서 꾸리는 산업기술학원엔 등록하려는 조선족들로 복새통이 터진다고 한다. 멀지 않아 자신이 원하는 컴퓨터, 미용, 제빵, 화훼, 양식료리, 자동차정비 등 많은 분야에서 국제자격증을 소지한 조선족들이 속출하여 창업붐이 일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아픔만큼 성숙된다" 는 말처럼 재한 중국조선족들도 이제는 평상 심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