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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옥과 사람한옥은 온돌이 없으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
김준봉 북경공업대학교 교수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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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7  15: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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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봉 북경공업대학교 교수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다. 바야흐로 따끈한 구들방 아랫목이 그리운 계절이 왔다. 한옥은 겨울용 온돌과 여름용 마루가 한 공간에 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중국, 일본의 전통 주택과 한옥의 가장 큰 차이는 바닥 난방시설인 온돌(구들)에 있다. 한옥의 구조는 그 자체로 구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구들 아래의 흙은 장마철 습기를 흡수했다가 날이 건조해지면 이를 방출하는 방식으로 방 안의 습도를 조절한다. 이 같은 기능을 하는 방고래(구들장 밑으로 불기운과 연기가 들어와 빠져나가는 길)가 여름철에는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차단하고 겨울철에는 지열을 저장해준다. 이와 같이 한옥의 구조는 그 자체로 온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온돌은 복사와 전도, 대류의 열전달 3요소를 모두 고려한 독특하면서도 친환경적, 과학적인 난방법이다.

겨울을 나는 방식으로 곰은 잠을 자고, 호랑이는 먹잇감이 부족한 한겨울에는 더욱 더 열심히 사냥을 하면서 겨울을 난다. 어느 방식이 더 바람직할까? 우리가 전에는 ‘약육강식’, ‘적자생존’,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고 배워왔다. 그 때에는 서양의 문물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삶이 최고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가는 것 같다.

최근 서구에서 들어오는 첨단 생태건축 이론은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이다. 직역하면 ‘수동형 주택’이지만 이는 올바른 번역이라고 보기 어렵다. ‘자연형주택’ 혹은 ‘자연친화(순응)형 주택’이 더 맞는 번역이다. 그러면 ‘자연순응형’은 무엇인가? 바로 한옥이다. 구하기 쉬운 집 주변의 자연 재료인 흙과 돌과 나무로 더우면 더운 대로 시원한 대청마루가 있고, 추우면 추운 대로 따끈한 아랫목이 있다. 바로 우리민족은 호랑이와 같은 삶이라기보다는 곰 같은 삶으로 겨울을 지냈다.

우리 한옥의 키워드는 상극이 아니고 상생이다. 즉 ‘너를 죽여야 내가 사는 것이 아니고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이다. 한 겨울에는 마당과 마루는 버리고 오로지 방안에서 겨울을 보냈다. 그 방도 다 사용하기 보다는 윗목은 요강의 물이 얼 정도로 추워 아랫목만으로 한겨울을 났으니 그야말로 최소면적을 데워서 아랫목 이불 속에서 가장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구조이다.

실내외 기온차가 적을수록 에너지의 부하가 줄어 에너지를 절약하게 된다. 지금 현대의 주택은 방안의 온도를 따스하게 유지시키는 단열 벽체가 주택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지만 당시 한옥 온돌방의 단열재는 벽체가 아니고 이불이라 할 수 있다. 겨울에는 항상 아랫목에 이불을 깔고 살았다. 보온밥통이 없던 시절 누구나 아버지의 보온 중인 밥그릇을 차는 실수를 경험한 것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지금 현대인의 삶은 아랫목을 잃어버린 각방 세대이다. 한 번 다투거나 토라지면 회복이 요원하다. 말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며칠이고 말도 안하고 서로 부딪히지도 않고 충분히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필자의 가족은 7남매 5형제가 한방에서 살았다. 아무리 다투고 서로 화가 나도 겨울밤 어김없이 아랫목 이불 속에 두 발과 시린 손을 녹여야 했다. 살을 매일 밤 부대끼고 사는데 어찌 형제우애가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현대 가정 파괴범은 아마 온돌을 실종시키는 서구의 난방법의 도입이라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추운 겨울밤 오순도순 따끈한 아랫목에 둘러 앉아 군고구마를 먹던 시절이 생각난다. 구들 놓는 법 배우러 가시지요? 같이 품앗이 하여 지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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