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서 기립박수 받은 이 마에스트리 합창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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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서 기립박수 받은 이 마에스트리 합창공연
  •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 승인 2017.10.25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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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클래식 합창의 진수를 선보인 공연으로 600여명의 청중 열광시켜

▲ 정상급 한국 남성합창단 ‘이 마에스트리’가 10월 21일 오후 3시, 비엔나 뮤직페라인 브람스잘에서 투어 세 번째 공연을 개최해 전 좌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았다. 한복차림으로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을 부른 이 마에스트리.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유럽 투어 중인 정상급의 한국 남성합창단 ‘이 마에스트리(I Maestri:단장 겸 지휘 양재무)’가 10월 21일 오후 3시, 비엔나 뮤직페라인 브람스잘에서 투어 세 번째 공연을 개최해 전 좌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았다. 

피아노의 저음에 맞춰 검은 갈색의 수도승 복장을 하고 한 사람 한 사람씩 무대에 들어선 이 마에스트리 합창단은 양재무 단장의 지휘에 따라 반게리스 곡의 ‘낙원의 정복’을 첫 곡으로 부르며, 이색적이고도 신비한, 그러나 힘찬 톤으로 이 합창단이 범상치 않은 소리집단임을 느끼게 했다.

▲ 검은 갈색의 수도승 복장을 하고 첫 무대에 등장한 이 마에스트리 합창단.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뒤 따른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신의 도움으로 바빌론 포로생활에서 해방되어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이스라엘인들의 벅찬 환희를 느끼게 함으로써 관객들의 눈시울을 뜨거워지게 만들 만큼의 열창이었다. 또한, 카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칸타타의 클라이막스 부분 ‘오 운명의 여신이여’에서는 인류가 현재 직면한 위기의 종말적 운명을 힘찬 대결로 초극하려는 의지를 느끼게 했다.

▲ 뮤직페라인 브람스잘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모습.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싱가폴 출생으로 비엔나 시립대학에 유학중인 영재 첼리스트 브렌단 고(18)는 프란츠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연주했다. 이 곡은 현재는 없어진 소형의 첼로처럼 생긴 악기 ‘아르페지오네’를 위한 곡이다.

브렌단 고는 첼로로 대체되어 연주된 이 곡을 제1악장의 알레그로 모데라토 주제들을 명확하게 부각시키고, 성악곡적인 제2악장의 아름다운 아다지오, 우아한 후렴구와 무도적인 론도의 알레그로토 제3악장을 모두 높은 기교와 유연한 표현으로 소화해 냈다. 아울러 피아니스트 치주 미야모토의 협연으로 진행된 연주는 스페인 첼리스트이며 작곡가 가스파를 까사도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달콤한 첨가제(Requiebros)’를 추가로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 브렌단 고의 첼로 소나타 연주.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반주자와 지휘자는 자주색 한복으로, 단원들은 옥색 한복차림으로 다시 등단한 이 마에스트리의 두 번째 합창 프로그램은 한국의 전통민요 아리랑과 통일염원의 애창가곡 그리운 금강산(최영섭 곡)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객석을 메운 오스트리아인들에게 현대 한국민요의 높은 음악정서를 전달하면서 한국민요-성악곡의 세계화를 확신케 하는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아리랑의 솔리스트 테너 김화중과 그리운 금강산의 솔리스트 테너 김주완은 곡상을 훌륭하게 표상했다.

▲ 옥색 한복차림으로 다시 등단한 이 마에스트리의 두 번째 합창 공연.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휴식 후 블랙 콘서트 복장으로 정장한 이 마에스트리는 제2부 프로그램을 오페라와 오페렛타의 아리아들, 가곡, 민요들을 독창과 합창의 병창곡으로 모두 편곡하고 극적인 연기들을 가미해 재미있고 특색 있는 클래식 엔터테인먼트를 선사했다.

롯시니 곡 세빌리아 이발사의 아리아 ‘나는야 거리의 이발사라네’는 바리톤 박정민, 슈베르트 가곡 ‘마왕’의 솔로는 테너 김성진, 러시아 민요 ‘저녁종’의 솔로는 테너 전병호, 비제 곡 칼멘의 아리아 ‘투우사의 노래’는 바리톤 김태성, 프란츠 레하르 곡 미소의 나라 아리아 ‘그대는 나의 온 심장’은 테너 이인학, 마지막인 풋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들고’에는 테너 림홍재가 각각 배치되어, 합창과 함께 솔로를 연출하는 한국적 클래식 ‘병창 음악극’을 인상 깊게 보여 줬다.

▲ 제2부 프로그램에서 예복을 입고 공연하고 있는 이 마에스트리.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이에 600여 청중은 브라보! 함성을 지르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양재무 지휘자가 영어로 인사말을, 테너 이인학이 독일어로 이마에스트리 합창단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앙코르 곡 합창으로 이어졌다.

앙코르 공연에서는 레하르 곡 ‘그대는 나의 온 심장’, 안톤 드볼작 곡 ‘고향으로 가려네’, 그리고 한국에 새 시대가 온 것을 알리는 듯, 김민기 곡 ‘상록수’가 합창곡으로 불렸고, 청중들도 이를 따라 불렀다. 
 

▲ 양재무 지휘자가 마지막 무대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이번 투어 공연의 반주는 피아니스트 이재영, 편곡에는 양재무 지휘자를 비롯해 박용빈, 진규영, 정성재, 정한결, 김대연 등이 참여했다.

한편, 문화예술기획사 WCN(대표 송효숙)이 매년 영산그룹(회장 박종범)과 동구권 한국대사관들의 협찬으로 주관하고 있는 ‘한국과의 친선음악회’ 프로젝트에 초빙된 이 마에스트리는 10월 16일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의 루마니안 아테네움, 18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의 불가리아 홀, 21일 비엔나 무직페라인 브람스잘, 23일 체코 수도 프라하의 루돌피눔 드볼작홀에서 각각 성공적인 공연을 마치고 귀국했다.

▲ 피아노 반주자 이재영이 꽃다발을 받았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

21일 비엔나 공연에는 신동익 주 오스트리아 한국대사와 부인 김정화 여사를 비롯해, 박도권 영사부부, 강우림 서기관, 정종완 재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장, 천영숙 명예회장, 김종기 고문, 손광웅 고문, 전미자 문화회관장, WCN 송효숙 대표, 최차남 간호협회장, 최춘례 국제부인회장, 황병진 여성문우회장, 성악가 박종민, 홍일, 고현아, 양제경 등이 참석했다.

▲ 청중들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사진 김운하 해외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