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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한인들의 삶과 문화 조사보고서 발간국립민속박물관, 간호사와 광부 이전 파독 조선소 노동자들 이야기도 담아
김복녀 재외기자  |  roemerb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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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8  10: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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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소 노동자 출신으로 35년째 함부르크에서 부모님 제사를 모시고 있는 이정수 씨(오른쪽)와 부인 박순옥 씨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2016년 행해진 두 차례의 독일 함부르크 한인동포 현지 조사를 기반으로 ‘독일 함부르크 한인들의 삶과 문화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파독 간호사와 광부 이외에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을 보유하는 데 밑거름이 됐던 파독 조선소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어 그간 발간된 다른 보고서와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 국립민속박물관은 독일 함부르크 한인동포 현지조사를 기반으로 ‘독일 함부르크 한인들의 삶과 문화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현지 조사 모습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안에서 들여다 본 함부르크 한인들의 삶


함부르크는 1964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한국 총영사관이 문을 연 곳이고, 1970년에는 파독 간호사와 광부 그리고 조선기술자들이 이주하면서 본격적인 한인사회가 형성된 지역이다.

그동안 이 곳 한인동포의 생활문화에 대한 기록 작업은 주로 1세대인 파독 광부와 간호사에 집중됐었는데 이번 현지조사팀은 조선노동자의 삶까지로 범위를 확대해 동포 1세대부터 현지에서 태어나 삶을 꾸리고 있는 2,3세대까지를 만나 참여 관찰을 통해 그들의 삶을 기록했다. 조사기간 동안 개최된 한인 단체 행사는 물론 한인들의 결혼식과 제사에도 참여했다.

그래서 이 책에는 1세대들이 겪을 의사소통과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적응 문제부터 현지에서 태어난 2,3세대들의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대한민국’의 의미까지 여러 주제들이 총망라돼 있다.
 
   
 ▲ 국립민속박물관 발간 ‘독일 함부르크 한인들의 삶과 문화 조사보고서’에서, 함부르크 교민들의 김치 만들기 체험 행사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처음 소개되는 파독 조선기술자들 이야기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던 1970년대 초반, 독일에 파견된 조선기술자 300명은 함부르크 소재 호발트 조선소에 3년 계약으로 근무하며 기술을 배웠다. 성실한 작업 태도로 현지인들에게 인정을 받은 한국노동자 중 대부분은 계약 종료와 함께 귀국했지만 45명은 현지에 남았다. 귀국한 이들은 한국 조선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되는 밑거름이 되었고 당시 잔류한 45명은 독일에서 나름의 인생 이야기를 써갔다.

독일에 남기로 한 조선노동자 중 일부는 비슷한 시기에 파견된 파독 간호사와 백년가약을 맺기도 했다. 이들 중에는 고인이 된 이들도 있고 다시 한국행 비행기를 탄 이들도 있어 현재 함부르크에 남아있는 조선노동자는 스무 명 가량 된다.

조사팀은 이들 중 열 명을 면담한 뒤 그 중 네 명의 상세한 삶의 이야기를 보고서에 실었다.
 
   
 ▲ 국립민속박물관 발간 ‘독일 함부르크 한인들의 삶과 문화 조사보고서’에서, 독일 소주, 독일산 배 등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로 치르는 제사상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독일 소주, 독일산 배로 치르는 부모님 제사


보고서에서 만날 수 있는 이 들 중 한 명인 파독 1세대 조선기술자 이정수(1951, 부산출생)씨는 1983년부터 35년째 양친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 부모님이 떠나신 뒤 독일에서라도 장남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 것이다.

처음 몇 년 간은 처갓집에서 정종과 떡, 나물, 쌀, 과일 등을 공수해 제사를 지냈지만 지금은 독일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을 제사상에 올리고 있다. 이정수씨네 제사상엔 독일산 소주, 배, 나물들이 올라간다. 하지만 마음은 고향에서 제사 지내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이 씨는 설명한다.

“이렇게 제사를 지내는 건 한국 전통문화를 자식들한테 보여주고 싶어서입니다. 이렇게 애써서 지키지 않으면 고국 문화가 끊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정수씨의 말이다.
 
   
 ▲ 국립민속박물관은 독일 함부르크 한인동포 현지조사를 기반으로 ‘독일 함부르크 한인들의 삶과 문화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현지 조사 모습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2세대, 3세대, 한한가정, 한독가정


현재 독일 한인동포 사회는 2세대를 넘어 3세대 시대를 맞이했다. 파독 1세대들은 고향이 한국이지만 자신이 묻힐 곳은 독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본인들은 영원히 완벽하게 섞일 수 없는 독일 사회의 영원한 이방인이라는 마음도 있다.

현재 한창 활약 중인 2세대들은 부모 세대가 이룩한 안정적 토대 위해 여러 분야에서 직업인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다.

2세대들은 부모가 한·한부부 인지 한·독부부인지 여부에 따라 특징이 달랐다. 한·한 부부 밑에서 자란 이들은 한국어를 사용할 줄 알고 한국의 문화와 예절에 대해서도 알고 있으며 한국음식을 즐겨 먹기도 한다.

반면 한·독 부부 아래서 자란 이들은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스스로 독일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사고방식도 보통의 또래 독일인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도 성인이 된 후에는 스스로 민족정체성에 대해 고민도 하고 고국의 언어의 문화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독일 함부르크 한인들의 삶과 문화 조사보고서’ 표지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기억하고 이으려 노력해야 잊혀지지 않는다


조사팀은 조사 과정에서 만난 함부르크 동포들은 한국 문화를 잊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는 그들의 이런 노력들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오는 12월 독일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과 공동으로 한국의 현대 생활문화와 19세기 전통사회의 생활문화에 대한 전시를 열 예정이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은 앞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한민족공동체 정체성 이해를 목적으로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러시아, 일본, 미국, 멕시코 지역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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