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대통령을 가르치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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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대통령을 가르치는 한국인
  • 김진이기자
  • 승인 2004.07.2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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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0021클럽 이준구 총재

‘미국을 움직이는 태권도의 아버지’‘미 대통령의 태권도 사범’. 태권도이자 국제 10021클럽을 이끌고 있는 이준구(73) 총재를 설명하는 얘기들은 너무나 많다. 미국 부시 대통령의 태권도 사범이기도 했던 이총재를 만난 곳은 서울 서대문의 미동초등학교였다. 7월 21일 국가대표 성인 및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장인 이규형씨가 미국 법인 세계평화봉사단으로부터 ‘세계평화상’ 메달을 수상한 자리에 이총재가 참석한 것. 세계적 거물로 알려진 이총재는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미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서툰 태권도 시범을 흥미있게 지켜보며 “잘한다”며 박수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상식 축사에서 이총재는 자신이 언제나 얘기하는 인도의 시인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을 읊으며 어린 태권도인들을 격려했다. 그의 존재를 아는 이들은 거듭 그를 소개하며 고마움을 표했으나 이총재는 겸손한 손인사로 자신을 낮추어 보는 이들을 감동시켰다. “처음 태권도를 배우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 아버지가 절대 안된다고 했다. 싸움하는 걸 왜 배우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태권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게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미국가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우등생이 아니면 절대 단을 주지 않았다.” 이총재의 생생한 강연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많은 걸 해주려 하지 말고 스스로 모범이 돼라’, ‘젊은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격의 완성이다’는 등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얘기들이 현실감있게 들린 것은 그 스스로 산 증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총재는 ‘싸움의 기술’이 아닌 인간의 도리로 태권도를 가르쳤다. 당시 단돈 46달러를 갖고 미국으로 건너간 그가 태권도를 미국의 무술로 보급했고 2000년 미국 이민국이 뽑은 가장 성공한 이민자 200명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선정됐다. 전현직 미 연방 하원의장을 포함, 270여명의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그에게 태권도를 배웠고 가르쳤고,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이어 현재는 부시 대통령의 체육, 교육 특별고문직을 맡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을 가르치는 유일한 한국인이 바로 그다.
특히 그는 세계 최초로 태권도 10단을 인증받았고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체육특별고문을 맡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친 미 의회의원만도 250명에 달하며, 그의 이름을 가진 태권도 학교가 미국과 러시아에 130개에 이른다.
86년 10월 미국에서는 ‘스승의 날’이 이총재의 제안으로 만들어졌고 워싱턴 컬럼비아 지역의회는 그의 태권도 학교 설립 40주년을 기념해 6월 28일을 그의 날(준리의 날)로 선포하기로 했다.

이총재의 요즘은 ‘국제 10021(100년의 지혜가 깃든 21세의 젊음)클럽’에 대한 강의로 눈코뜰새가 없다. 거의 매달 한국을 찾아 진정한 행복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100년의 지혜와 21세의 젊음을 갖고 살자는 것이다. 심신의 건강을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의 모범국가로 만들자는 취지다. 인간, 인격의 완성이 중요하기에 아동, 차세대의 교육이 중요하다. 진·선·애의 삼대 요소를 통해 선을 지켜나가자는 주장이다.”

이총재는 음악에도 남다른 실력을 갖고 있다. 작년 그의 날을 기념하는 자리, 한미문화예술교류재단(대표 클로드 최)과 한미의원교류협회(미측 의장 에드워드 로이스 하원의원)가 미 국회의사당 상원 러셀 빌딩 코커스룸에서 마련한 ‘우리는 하나’ 콘서트에서 이총재는 하모니카 연주로 청중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6살부터 배운 하모니카 실력은 아는 사람은 다 알 정도. 한국 하모니카 연맹 이해봉 회장과는 의형제를 맺은 사이이기도 하다. 

이번 방문은 7월 27일부터 청주에서 열리는 세계 태권도축제에 대회장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다음 이총재의 한국방문은 10월 세계 한상대회로 예정돼있다. 한상대회에서 강연을 할 예정이다. “10월 제주도에서 만나자”며 이총재는 선한 웃음으로 인터뷰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