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음주운전 `국가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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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음주운전 `국가망신`
  • 문화일보
  • 승인 200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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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여기자 성추행등 기강해이 심각


“작금의 상황은 외교통상부로서 절체절명의 위기다. 국민의 신 뢰가 바닥에 떨어져 여기에서 거듭나지 않으면 외교부 임직원들 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될 것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12일 직원조회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호소했음에도 외교부 직원들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사 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선일씨 피살사건으로 불거진 외교부의 기강해이 문제가 여기자 성추행사건과 해외주재 외교관의 음주운전사고 등으로 이어지면 서 계속 확산되는 분위기다.

외교부는 최근 일본에서 음주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다 접촉사고 를 낸 주일 한국대사관 참사관 H씨와 경제부처 주재관 한명을 소 환조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과 4월에 각각 사고를 냈으며, 상대방에게 전치 1~2주의 경미한 피해를 입히고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달 말 일본대사관으로부터 내용을 보고 받고 지난 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을 소환하는 이례적 강경조치를 취했 지만 기강해이라는 비난은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8일에는 외교부 심의관급(3급) 간부가 대학후배로 평소 알 고 지내던 일본 언론사의 한국인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직위 해제됐다.

이 와중에 반 장관이 외교부를 항의방문한 피해 여기자 소속 회 사 한국지사장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외교부는 김선일씨 납치사건의 대응과정에서 납치 후 20여일이 지나도록 이를 알지 못한 것은 물론 AP통신의 확인요청에도 제대 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여론의 비난과 함께 감사원 특별조사와 국 회의 국정조사를 받고 있다.

반 장관은 지난 12일 직원조회에서 “국민들은 증류수같은 완전 무결함을 기대한다”며 “앞으로 개인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규정에 따라 엄중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음주운전사고에 대한 전례없는 소환조치는 반 장관이 밝힌 기강잡기의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