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 안봐도 외교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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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고시 안봐도 외교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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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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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 외무 관련 민원을 총괄하는 콜센터도 설립 추진
외교관 선발이 외무고시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외무 관련 민원을 총괄하는 콜센터가 설립되는 등 외교통상부 행정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남관표 외교부 기획관리실 혁신담당관은 13일 기자와 만나 “외교관 선발 방법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행정적 문제가 있어서 미뤄져 왔다”며 “꾸준히 진행했던 사안인 만큼 이번 김선일씨 사건를 계기로 지역 전문가 채용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 중 ”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전문가 등을 현지 공관에서 특채하는 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6급 주사급 선발에 그치는데다 계약직으로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점 때문에 외국 현지에서 유학한 지역전문가들이 외면해왔다.

남담당관은 이에 대해 “외교부가 외무고시를 통한 채용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중견 지역전문가를 고위직으로 특채할 수 있도록 정부 혁신위원회에 건의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관 특채의 걸림돌은 현재 외교관이 정원 초과 상태라는 것. 그러나 김선일씨 사건을 계기로 정원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지역전문가를 외교관으로 영입하는 문제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영사 업무를 전담할 콜센터를 설치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콜센터 설치는 이미 지난 5월 민간컨설팅업체인 ADL/네모파트너즈 컨소시엄과 남관표 혁신담당관을 팀장으로 한 외교부 태스크 포스팀이 참여해 발표한 조직 및 업무 진단에 포함된 내용이지만, 예산 문제가 걸려있어 부처 협의 과정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외교부 업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남담당관은 “장관 이하 외교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3개월 내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1년에 67만 건 정도의 민원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24시간 내내 운영되며, 전세계 어디에서든 전화 한통으로 본국 콜센터의 민원 상담자에게 연결이 되는 영사 민원 콜센터를 구상하고 있다. 사건·사고 신고, 병무문제, 여권문제, 전화번호 안내 등 해외 영사 관련 모든 민원을 전담하게 된다.

영사 민원 콜센터가 설치되면 각 대사관의 영사 관련 업무가 대폭 줄어들면서 현지 외교 네트워크 구축, 정보 수집 등 다른 업무에 투입할 인력과 시간의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남담당관은 “콜센터 설립이 결정되면 콜센터의 구체적 업무 내용에 따른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민원의 내용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의 구상은 현재 실시 중인 감사원의 감사와 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후 정부혁신위와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