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의 거듭나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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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의 거듭나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 노컷뉴스
  • 승인 200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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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외교통상부에서 열린 직원조회.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외교부의 현 상황이 '절체 절명의 위기'라고 진단하고 "반성하며 발전의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김선일씨 피살 사건에서 최근 외교부 간부의 성추행 파문까지 잇따른 악재로 인한 외교부의 위기감이 반영됐다.

외교부 스스로 자성하고,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는 건 다행이고 국민들은 이러한 외교부의 노력을 지켜볼 것이다.

다만 외교부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무엇을 요구하는 지 유념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시대의 패러다임이 변했고 외교부의 조직이나 업무 방식이 거기에 맞추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교관은 다른 나라에 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고 지금까지 우리 외교관들은 이 생색나는 역할에 안주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국민에게는 공직자로서 봉사해야 할 의무가 있고, 민주화의 진전과 더불어 대 국민 서비스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만큼 한 통화의 전화도 친절하게 받는 것에서부터 영사업무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민원과 직결된 서비스 업무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영사 업무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외교부에서는 3대 기피 부서가 되고 있는 현실은 외교부 조직과 업무가 얼마나 현실과 괴리돼 있는 지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은 지방 자치제 시행 이후 일선 시청과 구청, 동해의 달라진 대민 서비스 만큼이나 외교부도 변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 공직자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외교부도 예외일 수 없다.

지난해 한 직원이 일부 간부들의 공금 유용 사례를 외교부 인터넷에 올려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일부 직원은 정부 어느 부처나 관행적으로 있어온 일을 왜 외교부만 문제 삼느냐는 불만도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현직 대통령의 가족이 수뢰 혐의로 법정에 서는 것이 현실이다. 외교부 간부의 성추행 사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외교부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 강화와 채용의 다양화 등 필요한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직원들의 자질과 도덕성은 개개인의 사명감보다는 조직과 시스템에 의한 제도적 강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외교부는 자기 혁신을 통해 만신창이가 된 외교부를 바로 세워야 하고 뼈를 깎는 노력이 느껴질 때 외교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비난은 격려로 바뀌게 될 것이다.

기자의 창/ CBS정치부 감일근기자(CBS 창사 50주년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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