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 년 아라비아 역사 문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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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 년 아라비아 역사 문화를 만나다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7.05.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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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아라비아의 길-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 특별전시
▲ 아라비아의 길, 의례 장면이 새겨진 주춧돌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5월 9일(화)부터 8월 27일(일)까지 사우디 관광유산위원회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3’에서 ‘아라비아의 길-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 특별전을 연다.

이번 특별전은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문명의 교차로이자 이슬람교 발상지로서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조망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국내 첫 전시로 사우디아라비아 13개 주요 박물관이 소장한 466건의 중요 문화재들이 국내 관람객들을 맞는다.
 

▲ 아라비아의 길, 향로(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아라비아는 유향과 몰약이 유통되는 중요 경로였고 이슬람 이후에는 그 길을 따라 많은 순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번 전시는 향 교역과 성지 순례길을 따라 모두 다섯 가지 주제로 아라비아 역사를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전시 첫 머리는 기원전 4천년 경 만들어진 신비로운 석상이 관람객들을 선사시대 아라비아로 인도한다. 아라비아 반도 북부와 남서부 지역에서 출토된 석기는 아라비아에서의 인류 정착 과정을 보여준다. 당시 아라비아는 사막이 아니라 비옥한 습지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근 발굴 성과들은 아라비아의 자연 환경에 대한 기존 인식을 바꿔줄 것이다.
 

▲ 아라비아의 길, 메카 카바 신전의 문(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두 번째 순서 ‘오아시스에 핀 문명’은 아라비아 만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들어선, 딜문(Dilmun)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고대 문명 정체를 밝힌다. 이 지역은 기원전 3000년 무렵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인더스 계곡을 잇는 해상교역로의 중요 거점이었다. 아라비아만을 무대로 두 거대 문명과 교류한 흔적은 다채로운 문양이 가득한 녹니석 그릇들에게 확인할 수 있다.

기원전 1000년 무렵을 지나면서 아라비아에 전설적인 향 교역로가 생겨났다. 3부 ‘사막 위의 고대 도시’에서는 아라비아 북서부의 타미아, 울라, 까르얏 알파우 등 향 교역으로 번성했던 고대 도시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도상이 가득한 석비들과 거대한 사원을 장식했던 큰 조각상들은 국제적인 고대 도시의 화려한 흔적들을 생생히 보여주며 관람객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 아라비아의 길, 황금 가면(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이어 4부 ‘메카와 메디나로 가는 길’은 6세기 이후 이슬람 교의 확대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순례길을 조명한다. 러시아 순례길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들엔 먼 길을 떠나야 했던 순례자들의 여정과 이슬람 시대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순례 여정 종착지라 할 수 있는 메카와 메디나는 비무슬림들에게 금단의 공간이지만 이번 전시에 선보인 메카 카바 신전의 거대한 문은 메카 사원의 한 복판에 서 있는 듯한 신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아라비아의 길-황금 가면(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마지막으로 5부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탄생’에서는 193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 국왕으로 등극한 압둘아지즈 왕의 유품과 19세기의 공예, 민속품들을 선보이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