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미셸은 한국계 이전에 미국인'
상태바
[발언대]'미셸은 한국계 이전에 미국인'
  • 미주중앙
  • 승인 2004.07.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프 천재 소녀 미셸 위에게 한인 언론의 기자가 회견장에서 ‘김선일씨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는 기사를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이가 든 나도 그런 질문을, 그것도 그렇게 갑자기 받았다고 생각해 볼 때,
무척이나 대답하기 어려운 예민하고 심각한 질문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 질문을 그런 장소에서 받았을 14세 소녀의 당혹감이 고스란히 내게 느껴지고 전해져 참으로 안쓰러웠다.

미셸이 처음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장면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유창한 영어로 미국 언론과 인터뷰를 마친 후 한국말로 “오늘은 빠따(그녀는 ‘퍼터’라고 하지 않고 우리 1세들이 하듯 ‘빠따’라고 했다.)가 잘 안됐어요”하며 고개를 갸웃하는 모습이 꼭 안아주고 싶도록 귀엽고 가슴 뭉클하도록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나도 여기서 나고 자란 두 딸이 있기에 그렇게 한국말로 인터뷰할 수 있도록 키운 그녀의 부모 역시 자랑스러웠다.

미셸 위는 여기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이다. 우리는 그 정도에서 미셸에게 갈채를 보내고 성원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예민한 질문 이외에도 질문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다. 14살 소녀에게 맞는 질문을 던져 그 애의 내면을 더 잘 알 수 있게 해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친구들은, 등등 그 소녀가 기쁜 마음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많은 질문들이 있었을텐데 왜 그런 어려운 질문을 해서 ESPN의 톱기사가 되게하여 논란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그 부모가 한국 언론을 기피한다고 들었는데 그 심정에 약간은 이해가 간다. 이런 것은 언론을 기피하는 부모를(단지 미셸 위의 경우 뿐 아니라) 탓할 것은 아니라, 단지 한국계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무분별한 질문을 어린 소녀에게 던진 것은 언론이 사려깊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계’라는 것만 보지 말고, 우리 2세들은 역시 미국인도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2세들이 받고 자라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헤아려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클라라 정 다이아몬드바·부동산 에이전트

미주중앙
입력시간 :2004. 07. 08 1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