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자의 ‘화이부동’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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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자의 ‘화이부동’과 소통
  • 김은주 사천외대 한국어과 교수
  • 승인 2017.02.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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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疏通)- 베이징올림픽에서 본 공자(孔子)의 사상에서

▲ 김은주 사천외대 한국어과 외래교수/민주평통 자문위원
2008년 8월 8일 중국은 전 세계인 앞에서 성대하고 화려한 올림픽 개막식을 선보였습니다. 개막식 행사에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내용이 풍부하게 많았는데, 그 중에서 ‘화(和)’라는 글자를 특히 강조하여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공자의 사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1. ‘화和’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
이미 많이 아시겠지만 ‘군자는 서로 다른데도 불구하고 화목하지만, 소인배는 서로 똑같으면서도 불화한다’는 뜻의 고사성어입니다.

이는 공자의 사상체계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즉, 화이부동은 본래 ‘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의(義)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는 뜻으로 곧 ‘남과 화목(和睦)하게 지내지만 자기(自己)의 중심(中心)과 원칙(原則)을 잃지 않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성 속의 일치’라는 덕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화이부동(和而不同)’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의 한국 상황에 비추어 보면, 많은 소인들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특히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정치의 존재 이유와 화합에 힘써야 하는 정치인의 자세에 대해 정곡을 찌르고 있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 외에 이 지구상에서 여러 인종, 나라, 민족, 심지어는 우리 주변의 크고 작은 사회에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인仁’

또한 논어의 가장 일관된 사상은 따뜻한 인간관계입니다. 인간관계를 어떻게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느냐가 공자의 문제의식이자 물음이었고, 이 인간관계의 핵심 윤리가 바로 ‘인(仁)’이었습니다.

‘인(仁)’은 원래 ‘인(人)’과 ‘이(二)’의 합자로(人+二=仁), 사람의 기본적인 존재 구조인 ‘너’와 ‘나’라는 인간관계를 뜻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인의 완성은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좋은 친구로서 남에게 인정받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돈만 많다고 좋은 집안이라고 할 수 없듯이 회사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에서의 행복은 단순히 월급과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따뜻한 휴머니즘이 깃들어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험난한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인(仁)’입니다.
 

3. ‘소통疏通’

이러한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인(仁)’은 우리가 필요한 ‘소통(疏通)’의 기본 덕목일 것입니다.

‘소통(疏通)’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다르다고 해서 서로 배척하고 따돌리고 하는 행위들은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반면에 서로 같은 생각이라고 해서 같이 하지만, 사실은 화합하지 못 하다면 진정한 같음이 아닐 것입니다. 이는 비단 한국의 상황뿐만 아니라, 이 지구상의 어느 나라, 민족, 종교 등 그 어느 상황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교육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이 공부하는 교육현장에서 우리는 각자가 문화가 다른 지방이나 나라에서 온 선생님과 학생들이지만, 그래서 ‘부동(不同)’이지만, 우리는 언어와 문화를 같이 배우고 나누는 데에 있어서 ‘화(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교민사회에서도 이러한 ‘소통(疏通)’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앞으로 화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