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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깨나 몸조심
코리아나 뉴스-정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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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0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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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동포 이진창씨는 자다가
동업자에게 맞아 죽임을 당했고
코메디언 이경실씨는 자다가
남편에게 야구방망이로 두들겨 맞아 입원을 했다
집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최대의 휴식인데
이것마저 안전지대가 아닌 세상이 되었다

어렸을 적이다. 겨울철이면 꼭 산동네나 아니면 큰 시장에 불이 나곤 했다. 영세한 상인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불이 나면 소방차가 와서 끄는 것도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보험도 없고 하루 벌어 먹고사는 시절이라 불이 나면 쫄딱 망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각급 학교에선 연중행사로 불조심에 관한 웅변대회가 열리고 표어 짓기도 하며 가슴엔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아니면 〈자나깨나 불조심〉이라는 리본을 달고 다녔다. 그런데 이제 세상이 좋아졌는지 아니면 더 험악해졌는지 〈자나깨나 불조심〉대신 〈자나깨나 몸조심〉을 해야할 형편이다.

◎ 알렉산더의 죽음과 고추튀김
불세출의 영웅 알렉산더 대왕의 죽음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한데 그 중의 한가지는 피루도시 시인이 쓴 「샤나마」의 기록이다.
그에 의하면 「인도의 왕은 적을 독살할 때 여자를 이용한다. 갓 태어난 예쁜 여자이이에게 요람 밑에 독기가 있는 '부자'의 약초를 깔아 면역을 키운다. 그리고 여자아이의 옷에도 또 우유에도 조금씩 섞어 먹여 점차 면역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성장한 여자아이를 왕에게 보내 왕이 시름시름 병을 얻게 한다. 알렉산더 대왕도 이런 여자를 선물로 얻어 곁에 두고 있다가 점점 시들어 갔다」는 엄청난 얘기이다.
참으로 인간이 사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주 장기적인 포석이고 본인이나 주변이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죽어 가는 것이다. 여기에 비하면 10여년 전에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의사부부 얘기는 오히려 낭만적이다. 즉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다니기에 부인이 잠자는 남편의 하복부에 식용유를 펄펄 끓여 쏟아부었다는 것이다. 오죽 화가 나면 그랬을까? 하는 동정론과 함께 '고추튀김'이란 우스개 말이 한 때 유행했었다. 이 때에도 〈자나깨나 마누라 조심〉이란 말과 아내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잠이 들어야 한다는 방법론(?)이 제시되기도 했다.

◎ 동업자나 남편에게
지난 9일 한인타운에선 나이도 꽤 든 동업자끼리 술을 마시고 자다가 죽임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함께 술을 마시던 여자도 봉변을 당했는데 피해자 이진창(48)씨는 잠이 들어 있었고 술에 취해있었기 때문에 꼼짝없이 당하고 만 것이다. 만약 깨어 있었다면 상대가 총이 아닌 망치를 들고 때렸다고 하니 죽음만은 피할 수 있었지 않았나 한다. 그런가하면 한국에선 코메디언 이경실씨가 자다가 남편에게 야구방망이로 두들겨 맞아 갈비뼈가 부러져 입원을 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도무지 안전지대가 없고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얘기이다. 집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최고의 휴식이자 편안함을 의미한다. 또 미국에선 밖에서 술 마시면 음주운전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집에서 마시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동업자와 여자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맞아 죽었다. 또 부부사이가 냉랭해지고 문제가 있었다고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와 자는 시간에 난데없는 남편의 몽둥이질에 혼이 났다는 것은 세상에 휴식처가 없다는 뜻이다. 세상 전체가 안전의 사각지대란 뜻이기도 하다.
9.11 테러를 보면 사무실에 멀쩡하게 근무하다가도 당했다. 그리고 이렇게 자다가도 당한다면 도대체 겁이 나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조심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야! 정말 겁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박상민의 〈무기여 잘 있거라〉노래가 더 크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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