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조선족 동북3성개발의 밀알
상태바
200만 조선족 동북3성개발의 밀알
  • 김진이기자
  • 승인 2004.06.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연재2 - 재중한인사회의 경제환경과 현황

<연변 조선족자치주를 중심으로>

4월 열린 세계 한상문화연구단 국제학술회의에서는 전세계 재외동포들에 대한 의미있는 논문들이 많이 발표됐다. 그중에서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한인사회 경제환경과 현황에 대한 보고서들은 국내외에 한인사회를 이해시키는 소중한 자료들이다. 이에 지난호 미국 한인사회의 경제환경과 현황에 이어 이번호에서는 두 번째로 중국 조선족사회의 현황에 대한 전남대 이장성 이선미 교수의 논문을 발췌해 게재한다.


2000년 중국의 조선족 총인구는 10년 전보다 481명이 증가된 192만3천842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에 비해 길림성, 흑룡강성, 내몽골의 조선족 인구가 각각 3만7천879명, 6만5천633명으로 314명이 감소된 반면 성, 시의 조선족인구는 모두 증가했다. 증가폭이 가장 큰 지역은 산동성으로 2만4천433명이 증가했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는 연길, 훈춘, 도문, 용정, 화룡, 돈화시, 안도, 왕청현 등 6개의 시와 2개의 현이 있다. 이들 소도시에는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가까운 소도시로 진출하여 시장에서 장사를 하거나 가게를 운영하는 농민공들이 많다.


연변은 세계에서 유일한 조선민족 자치주이다. 이곳에 중국 조선족의 2분의 1이 살고 있다. 연변조선족 자치주의 인구는 2002년말 현재 221만7천736명으로 그중 조선족의 인구는 83만3천866명으로 조선족 자치주 전체의 38.1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96년도에 비해 2만5천30명이 감소한 추세다. 해가 갈수록 조선족인구가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중국의 조선족 학자들은 농촌을 떠나 대도시로 유입되는 조선족들과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오는 조선족들의 증가, 출산율저하를 들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2010년에는 조선족의 비중이 20%대로 떨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연변 83만 조선족 해마다 줄어
최근 중국정부는 동북3성 재개발 계획을 세우고 향후 시행방향도 발표한 바 있다. 동붕3성 재개발은 동북 3성에 거주하는 조선족들에게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기회다. 연변의 조선족들은 대부분 김치장사, 떡장사, 미용실, 옷가게, 세탁소 등 다양한 영세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국내의 많은 학자들이 연변조선족 자치주의 경제발전이나 정치 인구문제에 대해서 연구를 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경영부문별 경제환경에 대해서는 연구를 하지 않았다. 연길에 가면 서시장이 있는데 5천평방 미터의 노천시장과 4천100개의 상가매대가 있으며 7천839명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조선족 자영업자들이다. 이들은 한국산 제품을 팔고 김치와 떡을 팔기도 한다. 이들은 장차 한국기업들에게는 희망이요 동북3성 개발의 밀알이 될 수도 있다.
이장섭 교수팀은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경제환경과 자영업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자치주 지역내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2004년 2월 9일부터 29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내용은 연변 자치주 조선족의 소득규모, 소비패턴, 한국과의 관련성과 자영업자들의 경영환경에 관계되는 것들이다. 조사대상지역은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연길, 용정, 화룡, 훈춘, 도문과 안도현이다.

월평균 4천원미만 저소득층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취업자 현황을 살펴보면 업종별 취업자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채굴업으로 전체 업종의 21.5%를 차지한다. 93년에는 취업자들이 국유기업, 집체기업, 기타기업 순이었으나 2002년에는 기타기업, 국유기업, 집체기업순으로 중국의 경제환경이 빠르게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규모면에서 중국 도시인구의 1인당 평균 가처분 소득은 7천703위안으로 명목상 95년보다 79.85%증가했다. 물가변동에 의한 변화요소를 제외한다면 실질적으로 32.3%증가한 것이며 매년 평균 5.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조선족들은 개인의 월평균 수입이 1천원에서 2천원이 30%로 가장 많고 5000원에서 1천원 23%, 2천원에서 4천원 23%를 차지했다. 지역적으로는 화룡이 가장 낮고 훈춘이 가낭 높게 나타났다. 가정의 월평균 수입은 2천원에서 4천원 31%, 1천원에서 2천원 29%, 500원에서 1천원 13%였다. 가정 월수입면에서는 연길이 가장 높고 다음이 훈춘지역이었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조선족들은 개인이나 가정의 월 수입면에서 중국 도시1인당 가처분 소득 7천703원에 훨씬 못미치는 수입으로 대부분 저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훈춘과 연길이 그나마 소득이 높고 화룡, 도문, 용정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비패턴에서는 식료품비 지출이 서서히 낮아져 90년대 중반 엥겔지수가 50%대였던 것이 2001년에 접어들면서 37.9%수준으로 감소했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생활용품의 소비가 증가했고 의식문제가 충족되면서 소비의 중점이 주택, 자가용으로 옮겨가고 있다.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소황제시장’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 신뢰하지만 쓰진 않아
연변자치주에서는 전자제품 중 중국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73%)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한국(14%), 일본(11%)인 것으로 나타났다. 훈춘시가 중국제품과 한국 제품 모두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었다. 훈춘은 한국제품과 일본제품 선호도도 매우 높았다. 생활용품 중 한국산 비율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응답이 40%여서 대부분 한국산 생활용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브랜드 신뢰도에서는 보통이다가 50%, 신뢰하는 편이다가 39%로 매우 높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연변의 조선족들은 한달에 5회 미만(55%), 5~12회(23%), 10회이상(21%)의 쇼핑을 했으며 1회 쇼핑시 평균 지출액은 120원 이상이 가장 많았다. 교육비는 총수입의 30~4)%를 썼으며 의료비는 총수입의 20%를 지출했다. 조선족들은 상품 구매정보를 직접방문(37%)에서 가장 많이 얻고 있었으며 TV광고(22%), 주변권유(21%)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친척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23%가 형제자매가 있다고 답했다. 29%의 조선족들이 한국으로부터 송금수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변의 경우 응답자의 12%가 한국에서 취업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한국 체류기간동안 월수입은 100~150만원(61%)가 가장 많았고 70~100만원(20%), 150~200만원(15%)순이었다. 한국에서 취업으로 번돈은 사업자금(41%), 주택구입(26%), 생계비(16%)순이었고 식당이나 노래방, 다방 등 3차산업에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변 조선족 자영업자들중 상시 종업원수를 3인 미만 52%, 3~5인이 2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게운영의 애로사항으로는 과열경쟁(23%), 세금부담(20%), 자금부졳(17%)순이었다. 연길에서는 매출감소와 과열경쟁이, 화룡에서는 인건비 상승과 품질저하가 어려움을 꼽혔다. 연변 조선족 가게의 주고객은 조선족이 46%였으며 중국인 37%였다. 가게의 연평균 매출액은 1만원~3만원 미만 22%, 3만원이상에서 5만원 미만 16%, 5만원이상~10만원 미만 21%, 30만원 미만 22%였다. 연평균 매출액이 1만원이상에서 30만원 미만인 경우가 81%를 차지해 연변 직장인의 연봉 평균 8천197원을 감안하면 꽤 높은 소득을 보이고 있다.


조선족 가게에서 한국으로부터 제품이나 원료를 구매한 적이 있냐는 설문에는 89%가 구매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아직까지 조선족 자영업자들이 한국에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과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