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가파른 임금 상승에 한국 기업들 폐업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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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가파른 임금 상승에 한국 기업들 폐업 고려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6.09.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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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협상을 위한 캄보디아 노사정 회의 진행 중

▲ 캄보디아 최대 수출 산업은 섬유봉제업으로 약 70만명이 종사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협상을 위한 캄보디아 노사정 회의가 16개 노사정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지난 9월9일(현지시각) 수도 프놈펜 노동부 청사에서 열렸다.

이날 노동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금년 140불 보다 5.83% 인상된 148.20불을 제안했다. 노조단체들이 그동안 요구해온 179.60불과는 큰 격차가 있는 반면, 사용자측이 주장해온 144.20불에 매우 근접한 수치다.

노동부 대변인 헹 수어는 ‘프놈펜 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148.20불이란 수치는 생활비와 물가와 생산성,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 7가지 경제적, 사회지표와 영향 등에 근거해 내놓은 수치”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노동부의 최종 결정안이 아니라며 한 발짝 물러났다.

예년 수준의 인상폭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은 대략 155불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해외 주문량 감소 등 경영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140불대 후반 또는 150불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경제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일부 노조들도 이러한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자신들이 주장해온 179불보다 낮은 임금안을 수용할 수도 있음을 현지 언론에 은연중에 흘리는 중이다.

▲ 헹 수어 캄보디아 노동부 대변인.

이번 첫 노사정회의를 시작으로 한 달여간 협의를 거쳐 10월중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될 예정이다.

약 70만 명이 종사하는 섬유 봉제 신발 산업은 캄보디아의 최대 수출 산업이다. 최근 수년 동안 이 업종은 가파른 임금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61불로 동결됐던 최저임금은 2013년 80불을 시작으로 2014년 100불, 2015년 128불, 2016년 올해는 140불로 오르는 등 매년 20~25% 이상 인상됐다. 지난 2013년 총선이후 그 이듬해까지 이어진 노동자 시위와 정치적 소요사태가 임금인상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최근 수년 사이 발생한 가파른 인금 인상을 견디지 못한 섬유 봉제 회사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캄보디아 섬유 봉제업 협회(GMAC)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70개 공장이 문을 닫고 20개 공장이 새로 문을 열어 현재 등록된 수출 관련 의류 신발 제조공장 수는 600개 이내로 줄었다.

현지에 진출한 50~60개에 달하는 우리나라 섬유 봉제 관련 기업들 상당수는 현지의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이웃 국가인 베트남 등 제3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폐업을 심각히 고려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민관계자는 “지난해 4~5개 우리 기업들이 문을 닫은데 이어 3~4곳이 추가로 현재 휴업에 들어간 상태이며, 올해 말 폐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