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아리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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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아리따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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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아리따, 한국사 살리기에 바친 한평생

한국의 언어, 역사, 풍습, 문화 등은 중앙 아시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에게 그다지 낯익지 않다. 소비에트 체제 내에서의 정치적, 사회적 환경, 고인과 함께 유물을 태워 버리는 관습,  강제 이주, 고려인 역사의 산 증인들인 고려인 2,3 세대들이 점차 사라져 감으로써 고려인의 ‘기억’은 점차 망각되고 있는 듯 하다. 중앙 아시아의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고려인의 역사를 살리는데 한 평생을 바친 인물이 있다.  
최 아리따 바실리예브나는 1942년 우쉬토베에서 출생하여 사할린, 러시아의 카프카즈, 로스토프 등 고려인 공동체가 형성된 여러 지역들을 거쳐 살아온 고려인 4세대이다. 최 아리따는 이미 초등학교 때에 자신의 운명을 역사가로 결정하여 한국과 관련된 도서, 신문 및 기타 자료 등을 수집하기 시작한 ‘찬란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에서는 역사학을 전공하였으며 카자흐스탄의 교육부에서, 특히 고문서 관련 부서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 왔다. 20세기 초 극동의 정교회 신부였던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극동을 여행하며 그녀는 고려인들의 역사를 되살리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강제 이주 전후 극동에서 태어난 노인들을 만나 사진, 문헌, 녹취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나갔고 그 과정에서 탄압받은 노인들의 보상 운동을 주도하기도 하였다. 카자흐스탄 국립 박물관은 이미 4년 전 최 아리따의 자료를 기반으로 고려인에 관한 전시회를 연 바 있다. 이미 알마티의 한국어 교육원이나 우쉬토베의 박물관 등에 자료의 일부를 기증하기도 하였으나 그 자료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뿐 아니라 상실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최 아리따는 지적한다. 작은 기록일지라도 거기에 고려인의 혼과 역사가 깃들여 있고 그 자료들을 모으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믿으며 최 아리따는 수집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1800년대 말부터 극동에서 고려인들이 사용했던 유물들, 고려극장 1세대 배우들의 일기 및 기록, 전보, 편지, 사진 등 최 아리따의 소장 자료는 수천여점을 상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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