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한인 해병대원 이라크에서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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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한인 해병대원 이라크에서 전사
  • SF중앙
  • 승인 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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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돼서 뭐합니까. 아들의 목숨하나 지켜주지 못하고.....”
지난 2일 미 국방부 메신저로부터 이범록 상병의 전사 소식을 전해들은 이 상병의 부모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
산타클라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세호·이영선 부부는 “아메리카 드림이 아들
의 죽음으로 산산조각이 났다”며 울부짖었다.
한인 해병대 대원으로 이라크 ‘알 안바’에 파견된 이범록 상병이 전사했다.
지난 5월28일 부대원 10명과 함께 이동하기 위해 탄 차가 폭발, 부대원 3명이 현장에서 즉사했고 7명은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모두 전사한 것.
약 1주일간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이 상병도 지난 2일 오전6시 경 21세의 꽃다운 나이에 가족들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 상병은 홈스테드 고교를 졸업하고2001년 해병대에 자원 입대, 장교를 꿈꾸던 3년차 군인 이였다.
그가 이라크에 파견된 지는 지난 2월.
당초 오키나와로 재 파견될 예정이었으나 투입지가 이라크 전선으로 바뀐 것이다.
3개월 후 본토로 귀환할 예정이었던 이 상병이 맡은 업무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폭탄 제거등 위험한 일 이라는 추측이다.
그러나 이 상병은 “부모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자신은 건강하고 일도 쉽고 안전하다”는 안부를 전해 곤했었다.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그를 본 것은 지난 2월이었다.
샌디에고 펜델튼 기지에서 이라크로 투입되기 전 가족들과의 만남에서였다.
아버지 이세호씨는 “두손을 불끈 쥐면서 ‘아버지 무사히 돌아올께요’ 라는 아들의 늠름했던 모습이 마지막이 됐다”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어머니 이영선씨도 “UC 데이비스에 입학한 누나의 학비 때문에 자신은 군에 입대해 군에서 대학까지 졸업하겠다던 효심 깊은 아이였다”며 아들의 죽음을 믿지 않았다.
부상당하기 전날까지도 “누나와 이메일을 통해 '잘 있다'는 안부 메시지가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는 이 상병의 부모들.
이들은 “아직까지 어떻게 전사했는지 상황이라도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며 국방부의 성의 있는 답변을 고대하고 있다.
이범록 상병은 4살 때 산타클라라 카운티로 도미해 줄곧 서니베일 지역에서 거주했었다.
고교때는 수구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뒤지지 않을 덩치 좋고 잘생긴 청년이었다.
한편 이 상병의 전사 소식은 지역 매스컴에서도 톱기사로 보도되고 있는데 일부 미디어에서는 “전쟁으로 젊은이들의 목숨만 사라져가고 있다”는 가족들의 반전 메시지를 전했다.
이 상병의 시신은 산호세 도착하기까지 앞으로 10일에서 17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추모 예배는 오는 6일 오후1시30분 산호세 중앙 성결교회(1870 S Winchester Blvd, Campbell)에서 열린다.
이범록 상병의 집 전화번호는 (408) 248-4154.



입력시간 :2004. 06. 04   1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