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안영국 재독한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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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안영국 재독한인연합회 회장
  • 김정희기자
  • 승인 2004.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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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세월 살아 온 한인들 하나로 뭉쳐야

독일은 수많은 한인들이 광산노동자, 간호사로 첫 발을 내딛은 곳이다. 어렵고 힘들던 시절 낯선 곳에서 불평 한마디 없이 일을 하며 자신을 자리를 찾아온 이들이 현재 재독 한인 사회를 만들어 왔다.
안영국 회장은 이같은 한인 사회에서 전국 37개 지역 한인회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세워진 재독한인연합회의 제28대 회장이다. 안 회장은 대학졸업 후 근무하던 은행에 휴직계로 내고 잠시 머물고자 찾았던 독일에서 28년이란 긴 시간을 살아왔다.

"처음 시작이 힘들고 고된 일이었던 만큼 아직도 재독 한인들은 대부분 노동자, 상인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하는 안 회장은 재독한인연합회가 한인들의 중심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신념으로 힘을 다하고 있다.
연합회 회장은 전국 지역한인회, 한인 단체들의 대표들과 대의원들 2백여명이 모여 간선을 통해 선출된다. 그만큼 지역, 단체의 의견들을 하나로 모아 한인의 힘을 키워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는 대략 3만5천여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중 5천여명은 시민권을, 1만5천여명은 영주권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 독일은 이민을 받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5년동안 거주하면 영주권을 주고, 영주권을 받은 후 4∼5년이 지나면 시민권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안 회장은 "이민 1세대들은 3D 업종을 중심으로 생활을 이어왔지만 최근 2세대들은 현지인들과 똑같이 함께 공부하며 자라난 만큼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며 최근의 현황을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유학, 사업차 들어와 자리를 잡는 한인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민족주의가 강한 독일에서 자긍심을 가지고 한인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동포들은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주위 조선족들을 보며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된다고 한다. 대부분 불법체류자로 현지에 머물고 있는 조선족들은 말이 통한다는 이유로 한인들의 가게나 회사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안 회장은 "적은 보수를 받으며 고된 일을 하는 조선족들을 보면 처음 독일에서 생활을 시작했던 우리 동포들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고 말한다. 국적은 달라도 한민족인만큼 함께 도우며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는 것이 그의 마음이다.

서서히 커져가고 있는 한인사회에 무엇이든 도움이 될만한 일들을 찾고 있는 연합회에서는 현재 동포들의 소식들을 하나로 담아낼 통합 회보 발간을 준비 중이다. 각기 다른 곳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동포들이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도울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