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감추고 마음닫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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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감추고 마음닫아 어려웠다”
  • 김진이기자
  • 승인 2004.06.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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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외교부 혁신프로젝트를 진행했던 ADL의 김상현(36)팀장은 5월 21일 최종 설명회가 끝난 이후 언론사 인터뷰 요청에 통일부, 청와대 등에 불려다느니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공공기관에 대한 민간업체의 컨설팅이 처음 있는 일이기도 했지만 설명회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지적과 명쾌한 분석은 주목을 받을 만했다. 그러나 김팀장은 “다시 맡고 싶지는 않은 업무”라며 공공기관 분석의 어려움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설명회에서 보여준 직원들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외교부 개혁은 외부의 개혁‘드라이브’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간략한 회사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DL(Arthur DLittle)은 다국적 컨설팅 기업입니다. 보스턴에 본사가 있고 전세계 40여개의 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 통신 하이테크, 공공, 일반산업 분야로 나누어 업무가 진행되는데 이번 외교부 프로젝트는 공공분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공공기관의 특성이라할 수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서류를 안보려주려 한다거나 구설수에 오를까 두려워 마음을 잘 안털어놓는 경우가 많았죠. 140여개 해외공관에 설문질의서를 보냈는데 신속하게 답신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적된 내용 중 많은 부분이 영사업무에 관한 것이었는데.
“영사과 직원들이 고생많이 하고 헌신적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희는 시스템적이고 체계적으로 효율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입니다. 영사들이 동포들과 현지사람들의 화합을 위한 정책개발에 가장 비중을 둬야하는데 비자발급 등 가치적으로 낮은 업무에 매몰됐있다는 거죠. 예상가능한 경우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대부분의 업무들을 콜센터를 통해 해결하자는 겁니다.”

- 콜센터에 대해 좀더 설명을 하자면.
“예를 들면 내가 뉴질랜드에 아이를 유학보내려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관련정보는 어디서 구하는지를 묻는다고 합시다. 여기에 대한 경우의 대답을 콜센터가 해주는 거죠. 한해에 해외여행만 6~700만건입니다. 비자, 거주, 관광 문제만 해결을 해도 영사 업무의 70%이상은 감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중국, 미국, 일본을 우선 실시하고 3단계에 걸쳐 전세계로 확산해나가는 겁니다.”

- 작년 말 공관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GTM시스템이 얘기됐다고 알고 있는데.
“회계비리가 생겼을 때 사람을 처벌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을 하자는 취지입니다. 민간기업에서 활용하는 ERP시스템을 활용하는 거죠. 각 매장에서 어떤 물품을 하나 팔고 바코드를 찍으면 그게 바로 중앙 시스템까지 입력이 돼서 자금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전세계 공관의 자금 흐름을 서울에서 파악해 적재적소에 지원도 할 수 있습니다.”

- 이번 컨설팅의 반향은 매우 컸습니다만 그 결과가 외교부 내부 개혁에 얼마나 반영되리라 보십니까?
“본부에서 어떤 리더가 개혁을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내부 반발은 어디나 있습니다. 물론 반영이 전혀 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이미 저희가 제안한 단기과제를 위해 예산이 배정된 것으로 압니다. 콜센터, GTM구축 등의 단기과제는 올해말부터 시행될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