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김(김채곤) 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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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김(김채곤) 출옥
  • 김동열
  • 승인 200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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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로버트 김이 출옥했다. 7월말로 완전 석방이 예정되었지만 모범수에만 부여되는 가석방 조치로 두달 먼저 나오게 되었다.

로버트 김은 미국 공무원의 신분으로 국가 기밀을 제삼국에 넘긴 위법행위를 저질렀다. 대단히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며 죄질이 높은 간첩죄에 해당되는 범죄인 것이다. 물론 그 당시 한국이 미국 정부로 부터 필요한 정보를 제공 받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동맹국에 대한 차별성에 그는 상당히 흥분 했고 스스로 댓가없이 도와야겠다는 애국심이 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그가 간직하고 있는 조국 한국에 대한 뜨거운 사랑의 마음이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범법행위인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로버트 김은 그의 수감에 억울함을 여러차례 한국 대통령들 또는 정부기관에 호소했고 섭섭함도 말했다.

그의 대한 한국 정부의 무관심 또는 무반응은 그의 수감생활 내내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고, 그 고통의 일부는 제삼자를 통해 공개적인 불만으로 여과없이 표출했다. 돌이켜 보면 어느것 하나 그의 의지대로 해결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직 흘러가는 세월만이 그의 편이 되었던 것이다.

이제 로버트 김은 원하지는 않겠지만 매우 중요한 싯점에 와 있다. 그가 수감중 내내 했던 것처럼 또다시 한국정부의 무능과 무관심을 비난할지 아니면 그런 조국을 위해 억울하고 슬픈 마음의 상처를 자신 깊은 곳에 담아 둘지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온 것이다.

지금은 로버트 김이 수감될 당시보다 한미관계가 매우 미묘한 환경에 처해 있다. 한국과 미국이 서로를 동맹국으로 생각하지 않고 서로의 존재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 한국에선 반미를 주장해야 지식층에 들어가고, 반미를 주장해야 출세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머리위에는 나이키 모자를 쓰고 미국에서 출산하기 위해 부인을 미국에 보내는 사람들이 반미를 외치고 있다. 미국에 와서 안락한 방도 렌트해 보고, 공짜로 시립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본 사람들이 더 극성이라고 한다.

필자는 로버트 김을 위하여 한국에서 벌어질 일들이 우려된다. 그의 지나간 세월을 보상해 주어야 된다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로버트 김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 모른다. 떠들어서 된다면 먼 한국에서 까지 올 필요가 있겠는가.

그의 8년은 누구도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 그만이 갖고 있는 조국에 대한 숭고한 사랑은 그만의 것이고 그만이 품어야 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김의 과거를 보상하기 위하여 한국에서는 가두모금을 계획하고 있는 듯 싶다.

그 가두모금의 과정과 결론은 역시 반미감정으로 끝날 것이고, 얼마간을 전달 한다고 어수선한 이벤트를 펼칠 것이다 . 반미가 로버트 김을 도울 수 있을까. 반미가 로버트 김의 슬픔을 달랠 수 있을까. 미국에서 일은 미국에서 처리 될 수 있도록 한국과 한국민들은 좀 비켜 주면 좋겠다.

로버트 김의 슬픔은 우리 모두의 뇌리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것만이 그를 고통속에서 빨리 빠져 나오게 돕는 방법이다. 결국 로버트 김 자신이 가장 좋은 방법을 알고 있지 않겠나. 오늘은 로버트 김의 석방을 함께 오래 기다린 만큼 동포애의 가슴을 열고 오래 동안 축배를 나누자.

샌프란시스코 선데이교차로 발행인 김동열 06012004 sundaytopic@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