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로 이룩하는 정치혁명,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한인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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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이룩하는 정치혁명,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한인후원회
  • 김지태 기자
  • 승인 2016.03.1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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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남가주한인동창회장 김태환 회장

올해 11월 예정인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인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한인 후원회가 조직됐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유권자들에게 예선과 본선 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버니 샌더스의 공약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샌더스 후원회를 주도하고 있는 김태환 하버드 남가주동창회장으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 하버드 남가주한인동창회 김태환 회장
 
미국에서는 유권자들의 캔버싱(Canvassing) 활동이 캔버싱이 한국의 일반적인 선거유세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미국에서는 선거 때 자원봉사자들(Volunteers)이 자유로운 시간에 전화로 유권자에게 선거 날(예선, 본선)에 꼭 투표를 하도록 권유하는데 이를 Phone Banking이라고 합니다. 더 열성적이고 활동적인 사람들은 타 주에 직접 가서 가가호호를 방문하며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자신의 지지자에게 한표를 행사하도록 권유합니다. 유권자들의 이런 적극적인 선거참여를 캔버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서 조직적인 힘이 필요할 거 같은데 샌더스를 지지하는 한인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미국에서는 유권자등록을 미리 해두기 때문에 민주당으로 등록된 투표자의 인적 사항 등 데이터베이스를 알 수 있습니다. 자원 봉사자들이 누구에게 전화해야 하는지, 어느 집을 찾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타주로 가는 것도 여러 명이 카풀(Car Pool)로 같이 가고, 현지 지원자들 가족이 숙소를 제공해줍니다. 이 모든 활동이 자원 봉사자들이 스스로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샌더스 선거 본부의 비용이 크게 절감됩니다. 전화걸기와 가가호호 방문 외에도 홍보물 배포, 앞 마당에 후보자 홍보 팻말 붙이기, 자동차에 스티커 붙이기 등 시간이 나는 대로 창조적 후원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른 주에까지 가서 자원봉사를 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그런 열성적인 회원분이 많은가요?
저희 회원 가운데 현직 교사이신 분이 있는데 라스베가스 원정 유세를 무려 아홉 번이나 했습니다. 그녀는 또 매주 주말엔 수퍼마켓에 가서 버니 홍보 플라이어를 나눠드리고 있읍니다. 한국인은 아니지만 어느 열성 자원봉사자는 시간이 나면 자기 구역이 아니라도 행사가 있는 곳을 찾아가 동참해서 후원 활동을 하곤 합니다. 또한 자동차로 1시간 반 거리인 벤츄라에 있는 현역 경찰관이 근무 후 저희 구역 행사에 참가하기도 합니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샌더스를 후원하는 한인들은 미국 내에서 어느 정도 규모라고 보십니까?
저도 놀랐는데 제 동기들과 미국 대선 관계 얘기를 해본 결과 약 80%가 버니를 지지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교민들 중 미국 정치에 관심이 낮은 분들은 버니의 정강 정책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그의 지명도가 낮기 때문에 우리 버니 봉사자들이 버니 홍보에 더 열성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같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대규모 자금을 후원받는 반면 샌더스 후보에게는 적은 규모의 후원금이 십시일반 모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소액기부자들의 파워가 이번 선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버니 샌더스 후보는 평균 $27 정도의 소액 기부를 받습니다. 하지만 기부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 액수가 엄청나서 선거 운동에 큰 힘이 됩니다. 뉴햄프셔, 미시간 등지에서 이겼을 때 돈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버니가 소액 기부만 받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거액 기부자는 항상 반대급부를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코가 꿰이지 않으려는 것이지요. 소액기부는 상대적으로 타 후보들의 모금 운동에 보이지 않는 제약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곳 LA와 실리콘 밸리 등 부자가 많은 동네에 예전 같으면 힐러리가 모금행사를 위해 들락날락했겠지만, 요즘은 그런 현상이 별로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샌더스는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격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런 신사적 태도가 막판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요?
제가 보아도 참 답답할 정도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선거 운동 측근 참모들 간에도 힐러리의 약점을 세게 쳐야한다는 논의가 많지만 그는 응하지 않습니다. 버니는 정말 신사이며, 그렇게 계속 나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답답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일지, 예를 들만한 사안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힐러리의 Internet Server 문제가 공화당 후보자들에게는 아주 크고 좋은 쟁점이에요. 저도 그 점을 크게 부각시키길 바랬는데 현재  미국  정부기관인 FBI가 그 점을 조사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버니의 태도가 옳았고 그 점에 존경을 표합니다. 즉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정부 기관에서 조사할텐데 스스로 나서서 공박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신사적으로 공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버니는 오히려 더 좋은 점수를 따고 있습니다.
 
샌더스는 미국 역사에서 특이한 대통령 후보라고 보는데 그와 비견될 수 있는 과거의 정치인이 있을까요? 
저는 버니 샌더스를 21세기의 FDR(프랭클린 루즈벨트)라고 부릅니다. 그의 전임인 공화당 후버 대통령 시절에 뉴욕 증시가 거의 붕괴되고 사람들이 은행 예금을 다 찾아서 은행들이 문을 닫는 대공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때 루즈벨트 신임 대통령이 뉴딜 정책을 펴서 미국을 되살려 놓았고 미국에 사회보장제도를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사회주의 정책의 일환입니다. 
 
버니 샌더스의 사회보장제도는 FDR과는 달리 상당히 파격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버니는 건강 문제도 국민들이 정부에 요구해야 하는 권리의 일부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유럽 국가 및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보편적인 정책입니다. 또한 본인이 능력이 있고 받기를 원하는 공립대학 교육을 정부에서 무상으로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백 번 옳은 말씀입니다. 대학을 나오면서 빚만 잔뜩 지고 나오면 그 빚을 갚는다고 대졸자들이 수년간 허덕이고 있는 현실이에요. 빚이 무서워서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을 경우 그에 따른 불이익이 너무 많습니다.
 

 

▲ 김태환 회장이 페이스북에 개설한 샌더스를 지지하는 한인 그룹(KoreansforBernieSanders)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m)로서 버니 샌더스가 주장하는 핵심적인 사안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선거로 이룩하는 정치 혁명 (Political Revolution through Election)’ 입니다. 총칼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한표 한표로 혁명을 이룩하는 것이지요. 우선 돈으로 투표를 살 수 있는 잘못된 선거제도인 ‘수퍼 팩(Super PAC : Politiacal Action Commitee)을 개정하고 의료, 교육 등을 정부가 책임지고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부자 증세를 꾀하는 것입니다. 즉 국민은 누구나 국가가 베푸는 의료 혜택을 받고, 대학까지 무료 교육을 받아서 대학 졸업해야 합니다. 인생이라는 마라톤 경주에서 모두 똑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돈이 없다고 출발점에 나서지도 못하는 반면 금수저들은 태어나자마자 이미 중간점을 넘어서 뛴다면 이것은 공정한 경주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설령 버니가 당선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의 신선한 메시지는 많은 분들에게 생생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김태환(Teddy Kim) 하버드 남가주한인동창회장

한국에서 경기 중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문리대 영문과, 동 대학원 외교학과를 수료했다. 한국일보, Korea Herald 에서 기자 생활을 헀고, 남북 적십자 회담 사무국 외신 담당관으로 근무했다. 평양 적십자 회담에 남측 대표단 일원으로 참가했고 1974년 3월에 미국으로 이민했다.

이민 초기 뉴욕에서 출판사의 교정직(Proofreader)으로 근무하다가, 대학 장학금혜택(GI Bill Benefits)을 받기 위해 미국 군대에 입대, Computer Operator로 근무하면서 야간 및 주말에 대학강의를 듣고 제대할 때 제2의 대학 졸업장을 획득했다.

제대 후 GM에 근무했는데, 2주 만에 Harvard에서 MBA를 딴 금발의 미녀가 와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을 보고 하늘의 계시로 생각했다. 이후 틈나는 대로 그녀에게 Harvard 경영대학원 입학 관계 조언을 듣고 준비를 해서 Harvard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졸업 후 Chrysler 자동차회사 본사에서 경영 분석가, 뉴욕 중견 기업의 재정 책임자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은퇴 후 한국 현대사 연구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평화와 번영은 아이젠하워 덕분(가제)>라는 저서 출판을 예정하고 있다.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한국에 휴전을 성립시켜서 한국 땅에 평화를 정착시켰고, 그 토대위에 한국이 번성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하버드 남가주한인동창회에서는 재미동포 2세들이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권장하는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대학생들의 인턴 알선을 주선하고 있다. 현재 Harvard대 지원생 면접관으로 봉사하면서, 많은 유망 인재들이 합격되도록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