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작성된 국가지정기록물 제4호이자, 등록문화재 제542-2호인 ‘조선말 큰 사전 편찬원고(이하 편찬원고)’ 총 17권 중 훼손이 심했던 2권이 복원됐다.
약 11개월에 걸쳐 복원된 편찬원고는 ‘여’편과 ‘ㅎ’편으로 그동안 독립기념관이 소장해왔는데, 산성화가 진행돼 곳곳이 바스라져 일부 소실된 상태였다. 특히 다양한 재질의 부전지(특이사항이나 추가설명을 위해 사용된 쪽지)가 부착되어 있었으며, 저급용지가 사용된 곳의 훼손이 심각했다.
편찬원고는 조선어학회 사건 당시, 사건의 증거물로 일본 경찰에게 압수됐다가 1945년 9월 8일 경성역 조선통운 창고에서 발견됐다. 1947년 한글학회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조선말 큰 사전> 2권을 간행했으며, 3권부터는 <큰 사전>이라는 이름으로 1957년까지 총 6권을 발간했다.
또한, ‘여’편을 전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복제본을 추가로 제작했다. 작년 11월에 복원·복제 과정을 마친 ‘여’편은 소장기관인 독립기념관에 인계됐으며, 이번에 완료된 ‘ㅎ’권은 3월 중으로 인계될 예정이다.
독립기념관은 복원 완료된 ‘여’편, ‘ㅎ’편을 기증자료전시와 특별전시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은 “조선말 큰사전 편찬원고는 일제강점기에 한글을 보존하고자 했던 선열들의 시대정신이 담긴 기록물로, 이를 복원·복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복원이 조선말 큰 사전 편찬원고가 후대에 안전하게 계승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