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 호치민 한인회장, '소통과 화합'의 한인사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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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 호치민 한인회장, '소통과 화합'의 한인사회 만들겠다
  • 박세정 기자
  • 승인 2016.02.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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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사회에 참여와 관심 호소, 베트남 사회 속 성숙한 시민의식 당부

▲ 제13회 호치민 한인회 김 규 회장(사진 호치민 한인회)

지난 1월 3일, 제13대 호치민 한인회 김 규 회장이 공식 취임했다. 20년 전 상사 주재원으로 처음 베트남 땅을 밟은 김 회장은 딱 3년만 있겠다며 시작한 베트남 생활이 오늘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소통과 변화’의 슬로건을 걸고 교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한 걸음 내딛고 있는 김 규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십니까?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지 약 한 달이 다 돼 가십니다. 특별한 애로사항은 없으신가요?

 이번 한인회장 선거가 연말에 실시된 터라 연말연시를 바쁘게 보내고, 취임식 이후 임원 및 조직구성에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애로사항은 느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선거를 격렬하게 치른 탓에 아직 경쟁후보 진영과 화합하지 못한 안타까움은 있습니다. 이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회가 되면 하나로 화합되리라 믿습니다.


현재 베트남은 신흥 경제시장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현지 경제 및 문화 수준은 어떠한가요?

 최근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경제 대국인 중국도 휘청하고 있으나, 베트남은 약 7%에 달하는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은 유럽연합과의 자유무역협정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발효로 미국 섬유 수입 관세의 5~30% 가량이 사라져 섬유 수출이 탄력을 받게 되는 등 경제발전의 최적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베트남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현지 내에 한류 열풍 역시 식을 줄 모르며,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훨씬 성숙된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2016 아시아한인회장대회 및 제11차 아시아한상대회’가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한인회장으로서 어떠한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막 취임해서 전달받은 사항이라 어떻게 준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역동적인 베트남과 그 속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며 삶을 일궈가는 한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교민 역사가 비교적 짧은 만큼 오랜 기간 축적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타국의 한인사회를 통해 많은 것을 벤치마킹해서 베트남에서 우리 한인사회가 모범이 되는 계기로 삼고 싶습니다.


‘소통하고 변화하는 한인회’를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교민 사회의 소통과 변화를 위해서 기획하고 있는 행사나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현재 각 단체장을 찾아 모시고 향후 한인회의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을 방문해 신임인사 겸 재외국민투표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약으로 내세웠던 ‘소통하고 변화하는 한인회’를 실현시키기 위해 몇 가지를 구상·준비 중에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교민사회의 치안입니다. 사건·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한인 밀집지역에 베트남 공안과 협의해 CCTV를 설치하는 것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두 번째는 생활체육 활성화입니다. 생활체육 장려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내는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국체전에 재외한인체육단체로 출전을 하고 싶습니다.

 세 번째는 한인 교민들의 자녀교육 만족입니다. 현재 교민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간으로 정원 외 학생들이 부득이하게 현지학교나 다른 국제학교를 다니거나 전학대기상태에 있는 실정입니다. 호치민 한국국제학교 증축 또는 제2캠퍼스 설립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조속히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고 호치민 한국국제학교 법인화를 추진하여 한국국제학교의 허가와 장소임대 만기에 따르는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이행하여 소통하고 화합하는 교민사회를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소통의 시작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것입니다. ‘+’가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고 무엇이냐 물으면, 수학자는 덧셈이라고 대답합니다. 산부인과 의사는 배꼽이라고 하고, 목사는 십자가, 교통경찰은 사거리, 약사는 녹십자라고 말합니다. 모두가 자기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두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를 뿐입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려면 먼저 상대에 대한 배려가 뒷받침 돼야 합니다. 배려는 하나 되는 사회, 축복받는 사회를 만든다고 믿습니다. 베트남 속 하나 되는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끝으로 더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자유롭게 해 주세요.

 한인사회에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선거를 치르면서 한인사회의 냉담과 무관심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참여이고, 선택이며 화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인사회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참여해야 합니다. 우리 한인사회에는 능력 있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많은데 참여를 하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재능을 나누고 함께하면 더 큰 기쁨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권익을 스스로 보호하고 현지인들과 우호적 상생을 위한 길은 함께 지혜와 지식을 모아 실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심에 한인회가 있습니다. 현재의 한인회가 해야 할 일은 수없이 많겠지만 우선은 ‘화합’입니다. 지금까지 반목하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해야만 이전보다 더 평화로운 베트남 속 한인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국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한인들이 서로의 생각 차이로 편을 가르는 것은 아주 위험한 행동입니다.

 화합의 장을 만드는 것은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부족한 저를 한인회장으로 뽑아주시고 책임을 지우신 것처럼 뒤에서 도와주시고 앞에서 끌어주신다면 소통과 화합으로 하나가 되는 한인회를 만드는 데 신명을 다하겠습니다.

 한 가지 더, 우리는 베트남에서 살아가는 손님입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안은 베트남의 법과 상식을 벗어나지 않도록 교민 모두가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한인사회가 커지면서 사건·사고 등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 세계 여러 나라 교민들에 비추어 월등하지는 않더라도 지탄받는 교민이 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