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중국인들과 생사를 건 동행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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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중국인들과 생사를 건 동행의 발자국
  • 박세정 기자
  • 승인 2016.01.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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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의 물결: 대림동 700-6번지 이야기

중국계 인구 약 2만 명이 거주하는 국내 최대 차이나타운,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 이곳의 작은 중국인교회의 목사 최황규 씨가 들려주는 '한국 사회 속 중국인 이야기'가 발간됐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현재 한국에 터를 잡은 중국인은 조선족 약 70만 명, 한족 30만 명으로 약 100만 명에 이른다. 2015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 여행객 수는 약 600만 명. 한국 내 중국인 1000만 시대가 코앞에 왔다.

 그간 정부 차원의 고위급 회담과 기업 진출 등 정치·경제적 교류는 활발히 이루어져 왔으나 한국 땅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중국인들의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저자인 최황규 목사는 <황하의 물결>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중국인들의 애환과 그들과 함께 해 온 16년간의 발자취를 전한다. 

 최황규 목사는 1999년 11월, 북한 인권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에서 중국 반체제 민주인사 쉬버 씨와 우연히 만났다. 저자는 그와의 만남을 계기로 한국 사회의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난민 중국인과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조선족, 차별의 벽에 갇힌 한족과의 동행을 시작하며 그들의 자유와 인권 보호를 위해 싸워왔다.

 외교 문제로 인한 난민 불허, 고용주들의 부당 노동행위 강요, 임금 체불, 비인격적 대우, 성폭력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한 중국 동포들을 위해 싸울 때마다 주변인들에게 “미친 짓”, “세상물정 모르는 바보”,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수없이 들어야했다. 최 목사는 그럴 때마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라는 진리를 붙잡았다.

 저자는 국내외 언론을 통해 난민의 실상을 끊임없이 알렸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연계해 구명운동을 펼치며 한국에서 추방 위기에 놓인 외국인들이 난민 신청을 할 수 있게끔 도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국 민주인사들이 난민으로 인정되는 결실을 낳았다.

 최 목사의 진심어린 동행은 중국인들 스스로 헌금을 하여 교회를 세우는 기적을 이뤄냈다. 이렇게 탄생한 서울 중국인교회를 거쳐 간 중국인만 5천여 명. 최 황규 목사는 교회를 지키며 국내 체류 중국인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황하의 물결>은 우리가 만든 인권의 사각지대를 최황규 목사의 경험을 토대로 생생하게 보여주며 우리의 비뚤어진 시선을 마주하게 한다. 한편으로는 민간 차원에서 한국과 중국의 우의를 세워 나가는 데 긍정적 촉매가 되어 주며, 동시에 중국을 넘어 동북아를 향해 흘러 나가는 평화의 물결에 몸을 실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재외동포신문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