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아마존, 다른 듯 비슷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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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아마존, 다른 듯 비슷한 그들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5.11.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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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거래부터 언론사 인수까지

 

중국 온라인 거래의 80%는 알리바바 계열사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 액수는 중국 국내 총생산(GDP)의 2%에 이른다.

   
▲ 알리바바 CEO 마윈 (사진 World Economic Forum at wikipedia)

 온라인 상거래의 거대 공룡으로 군림하고 있는 알리바바도 처음부터 성공가도만 달려온 것은 아니다. 이베이가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이취넷에 1,927억 원을 투자하며 온라인 시장을 점령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알리바바는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로 점차 입지를 다져갔다. 상호 신뢰를 쌓지 못해 개인 간 거래만 선호하던 중국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믿을 수 있는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를 선보였고, 입점하는 가맹점주들에게 3년간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등의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결국 알리바바에게 시장을 잠식당한 이베이는 중국에서 철수하게 되고, 알리바바는 중국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

 알리바바의 도전장을 받은 아마존은 사업의 다각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일각에서는 식료품, 콘텐츠, 웹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투자를 늘려나가는 모습에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 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증명해냈다. 상승세를 기록하는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가 급상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언론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다시 한 번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비교선상에 오르게 됐다.

▲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 (사진 Steve Jurvetson)

 블룸버그통신은 23일, 마윈 회장이 112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홍콩 영자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지분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마켓워치는 이 협상을 "아마존 회장인 제프 베저스가 병든 언론사를 되살리는 선례를 쫓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013년, 아마존의 CEO 제프 베저스는 광고매출 하락과 가입독자 감소 등으로 경영난에 빠졌던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를 개인자격으로 2억5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WP는 점차 온라인 구독자를 확보해 나가며 성공적인 혁신을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윈이 SCMP 인수를 통해 윈-윈 하며 베저스의 뒤를 따를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벌이 언론사를 인수한 이후 기존의 정체성이 바뀌는 등 부작용을 겪은 경우도 있어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보는 사람들도 많다. 가까운 예로, '뉴리퍼블릭'은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휴스가 인수한 뒤 논조가 진보에서 중도로 바뀌었다. 마윈이 SCMP를 인수하면 중국의 발언권이 홍콩 언론에까지 미치게 되면서, 홍콩 시민들이 중국 본토와는 다른 정치적 성향을 지켜나가는 데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마윈의 언론 활용법에 귀추가 주목된다.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