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태권도 열풍을 일으킨 주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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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태권도 열풍을 일으킨 주역은?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5.11.13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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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태권도 최강자 가리는 제 2회 주캄보디아대사배 태권도 대회
▲ 제2회 주캄보디아대사배 태권도 대회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쩌렁쩌렁한 태권도 구호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무더운 동남아 못지않게 뜨거운 열기마저 느껴지는 곳은 바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소재 부영태권도센터.

 한국 굴지 건설기업의 후원으로 지어져 ‘부영’이란 이름과 함께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휘날리는 곳으로 교민사회에는 매우 잘 알려진 곳이다. 

 지난 5~6일(현지시각) 양일간 바로 이곳에서 주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배 태권도대회가 열렸다. 2023년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아세안게임(SEA GAMES) 유망주 육성을 위한 Hope 2023 프로그램 지역별 대회 입상자 230여 명 중 다시 최강자를 뽑는 대회로 올해로 2년째를 맞이했다.

 비록 ‘대한민국 대사배’라는 이름으로 대회가 시작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태권도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캄보디아 선수라면 한번쯤 꼭 도전해보고 싶어 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6일, 대회 마지막 날 시상식을 겸해 열린 폐회식에는 김원진 주캄보디아 대사와 부 첨 스레이 체육부 차관, 누은 피아 캄보디아 태권도 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격파시범에 이어 꿈나무 선수들의 결승전 경기가 펼쳐져 관중들로부터 큰 호응과 함께 뜨거운 박수세례를 받았다.  

▲ 격려사 전하고 있는 김원진 주캄보디아 대사

 김원진 대사는 격려사를 통해 작년에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캄보디아 선수가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사건을 상기시키며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한·캄 양국 태권도 협력의 결실”이라고 평가하는 한편, “그동안 우리정부가 태권도 사범파견, 장비 지원, 초청연수 등을 통해 캄보디아 내 태권도 활동을 지원해왔으며, 앞으로도 양 국가 태권도를 통한 교류협력증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태권도인들이 태권도 인구 저변확대를 통해 실력 있는 태권도인재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김 대사는 이어 최용석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태권도 관계자를 격려하고, 입상한 선수들에게 직접 메달을 걸어주었다.  

 최용석 감독은 캄보디아에 태권도를 보급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20년 간 애써온 인물이다. 캄보디아는 ‘킬링필드’라 불리는 오랜 내전을 겪는 바람에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태권도’라는 단어조차 생소해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최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이후 캄보디아 태권도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그 동안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67kg급 손 스브메이 선수가 캄보디아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일구어내 최 감독 역시 캄보디아를 빛낸 우수지도자로서 현지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캄보디아 태권도가 첫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에 환호하고 기뻐하는 것은 비단 캄보디아 국민들뿐 아니었다. 우리 교민들 역시 우리 국기인 태권도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사기도 많이 올라갔다. 시내 교민식당에도 금메달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붙었다. 최 감독은 “그동안 교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이 나라 태권도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후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 이라며 애써 공을 돌렸다. 최근에도 교민사업가 김성수씨(프라임 파이낸스 대표)가 캄보디아 태권도 발전을 위해 후원금 미화 1,500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태권도는 앞으로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며, 태권도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 이런 훈훈한 미담도 계속 이어질 것이 기대된다. 

 현재, 최 감독이 이끄는 캄보디아대표팀은 2016년 열리는 브라질 리오올림픽 마지막 출전자격을 얻기 위해 내년 4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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