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프로축구 그라운드 누빈 한국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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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로축구 그라운드 누빈 한국선수들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5.10.30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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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로축구 중간 결산
패자부활을 노리는 고국선수들에겐 기회의 땅 될 수도

대한민국 출신 선수들이 출전해 관심을 모았던 2015 캄보디아 프로축구가 지난 10월 22일(현지시각) 경기를 끝으로 정규리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년도 우승팀 프놈펜 크라운 FC와 숙적 벙켓 앙코르 FC 경기로 치러진 이날 시즌 마지막 경기는 벙켓 앙코르 FC가 4-2로 프놈펜 크라운 FC를 꺾으며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이로서, 벙켓 앙코르 FC는 일본 굴지 자동차기업이 후원하는 토요타컵 메콩클럽컵 출전권을 받게 됐다. 참고로, 이 클럽대항 축구대회는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메콩강 유역 5개국 프로축구 우승팀간 펼치는 공식대회로 캄보디아는 11월 7일 라오스와 첫 원정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편, 금년 6월부터 치러진 프로리그 시즌 총 22경기가 모두 끝남에 따라 캄보디아 프로리그에서 선전하던 한국선수들도 휴식기에 들어갔다. 프놈펜 크라운 FC가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에 올라 현재 주전수비수로 활약중인 백용선 선수만 남아 있을 뿐 김정호, 김도훈, 박정 선수 등 나머지 3명의 선수들은 시즌 경기를 마치고 전원 고국으로 돌아간 상태다.

  금년 한해는 캄보디아 국민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4만명 수용 국립올림픽주경기장에 사상 유례 없는 5만여 관중이 몰려드는 등 축구팬들의 응원함성으로 가득 찼던 해였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다른 프로축구장도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축구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 불을 지핀 것은 다름 아닌 축구국가대표팀(감독 이태훈)의 선전 덕분이었다. 무려 반세기만에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오른 것이 큰 기폭제가 됐다. 더욱이 캄보디아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국내외 매스컴을 통해 큰 화제로 떠올랐을 뻔더러 교민사회에도 큰 자랑거리가 됐다.
 

▲ 캄보디아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한국인 이태훈 감독
  비록, 그동안 치러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5차례 경기에서 국대팀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강적 일본과의 원정경기에서 3-0이란 적은 스코어차로 패하는 바람에 나름 선전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같은 날 같은 시각 한국에 열린 경기에서 손흥민의 헤트트릭에 힘입어 한국이 라오스를 8-0으로 이긴 사실과 비교되면서 일본 축구팬들의 자국축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가 하면, 엉겁결에 캄보디아 축구가 국내포털사이트 검색순위 상위권을 한동안 차지하는 등 국내외 축구팬들의 큰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한편, 지난해 소속팀 프놈펜 크라운 FC에서 국방부 산하 ARMY FC로 시즌 1라운드를 마치마자 이적한 김정호 선수는 10경기 출전에 무려 7골을 넣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주었다.

  강원 FC 출신 김도훈 선수 역시 같은 팀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빠른 돌파력과 재치있는 플레이로 K리거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년 시즌에는 김도훈 선수의 얼굴을 없게 됐다. 최근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의 모 프로구단에서 뛰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금년 2라운드 경기시작 전 태국에서 이전해온 프놈펜 크라운 FC 소속 백용선 선수 역시 팀이 리그 챔피언 리그에 오르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최근 챔피언 리그 매치로 치러진 타이거 FC와의 2차례 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 좋은 기량을 보여주었다. 백 선수 역시 최근 베트남 프로축구 모 구단으로부터 입단 제의가 들어와 내년 시즌에도 캄보디아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 캄보디아 프로축구 ARMY FC 소속 선수들과 함께한 김정호 선수 (윗줄 왼쪽 두번째)와 김도훈 선수 (아랫줄 왼쪽 두번째)
▲ 캄보디아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첫골을 기록한 백용선 선수(프놈펜크라운FC)
  한편, 금년 캄보디아 프로축구는 한국선수들이 무려 4명이나 뛴다는 소식에 교민축구팬들이 많은 관심과 기대감을 드러냈던 해였다. 시즌 전 김원진 주캄보디아 대사가 김정호 선수를 대사관으로 초청, 직접 격려하는가 하면, 양성모 한인회장도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일부 교민들은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아 선수들을 격려해주었을 뿐더러 교민식당 사장님들도 선수들을 초청해 고기와 식사를 제공하는 등 훈훈한 미담이 이어진 한해이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관심과 성원이 프로축구에 대한 교민사회 전체의 열기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최근 인기리 종영된 KBS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처럼 한국에는 훌륭한 재능과 기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뛰지 못해 패자부활전의 심정으로 기회를 되찾고자 노력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고 축구관계자들은 말한다. 어쩌면 이러한 선수들에게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프로축구시장이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광운대 축구선수 출신 김재희 감독(유니온 축구교실)도 최근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선수로 열심히 하려는 의지와 더불어 현지에 적응할 자신과 각오가 있는 선수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프로축구시장도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곳이다. 당장 돈만 생각해선 안 된다. 기회를 잘만 활용한다면 실력을 인정받아 더 큰 (축구) 시장으로 갈 수도 있다”

▲ 캄보디아 프로축구에서 활약중인 백용선선수(왼쪽)과 김정호 선수
▲ 캄보디아 프로축구에서 활약중인 김정호 선수(왼쪽)를 격려하고 있는 김원진 주캄보디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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