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몬트리올 연극마을, 연극인 류소라
상태바
[인터뷰] 몬트리올 연극마을, 연극인 류소라
  • 신지연 재외기자
  • 승인 2015.10.26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몬트리올 한인사회에서 문화 활동에는 개척자 정신이 필요하다!”
▲ 몬트리올 연극마을, 류소라 연극인(사진=신지연 재외기자)

  무대에 서면 편안해 보이는 연극인이 있다. 연극이 체질인가보다 하고 느껴질 만큼. 그러나 무대에 선 경험이 고작 두 번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몬트리올 연극마을 초연 공연에 이어 2회 공연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자랑한, 교육자이며 연극인으로 또한 화가로 활동하는 류소라씨를 몬트리올 쉐라톤 호텔에서 만났다. 


▲신지연 기자 (이하 신지연) : 몬트리올 연극마을이 만들어진 동기와 연극을 하게 된 동기는?

▲류소라 연극인 (이하 류소라) : 연극 마을이 만들어진 동기는 저보다는 연극 마을 이사진에서 더 정확히 설명하실 수 있으실 텐데요, 제가 아는 한도에서 설명을 드려 볼게요. 몬트리올 에서 6년 전에 '아비' 라는 연극을 올린 적이 있어요. 매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었죠. 그리고 나서 관객들은 다음 극을 기대했지만 누군가 나서서 연극 단체를 만들 엄두를 못 내던 차였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느 한 곳 에서 말없이 묵묵히 관객들의 연극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고민에 몰두하고 계시던 맥길대학의 한국어학과 교수님으로 계시는, 지금의 연극 마을 이사장이신 김 명희 교수님이 그 기초 작업의 발판을 마련해 주셨죠. 현재 연극마을은 퀘벡 정부에 공식적으로 가입된 비영리 및 문화단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연극을 하게 된 동기는 워낙에 어려서부터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었지만 직업으로 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다 보니 늘 가슴속으로만 동경을 하고 있던 차에 작년에 '낮잠' 오디션을 하러갔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주연을 맡게 되면서 인연이 되었어요.

 

▲ 2014년 초연된 '낮잠'의 한 장면으로 왼쪽이 김이선 역을 맡았던 류소라(사진=신지연 재외기자)

▲신지연 : 두 번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낮잠'과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에서 맡은 본인의 역할에 대해 말한다면?

▲류소라 : 작년 '낮잠'에서의 김이선 역은 내면 연기를 깊이 요하는 역이어서 그녀를 표현하기 위해 막이 오르기 전까지도 고민을 하면서 공연에 올랐어요. 그녀로부터 헤어 나오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고요. 그녀를 통해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60이 넘어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들어온 그녀와 그녀의 풋풋한 첫사랑이던 두 친구 역시 60대 노인으로 같은 요양원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뤘었는데요. 인생에 있어서 어떤 시작의 의미, 희망을 향한 어떤 기점, 이런 것들이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이자 자유 선택권임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이번 장민숙 역에서는 줄줄이 사탕처럼 터져 나오는 불만이 가득한 여자로 보이지만 그녀만의 매력을 찾는다면 저 깊이 깔려있는 자식 사랑 그리고 남편에 대한 존경심, 그래서 가족을 위해서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어떤 어머니 상이라고나 할까요, 이번 연극에서 그녀만의 매력을 찾고 가셨다면 그 이상 전 바랄게 없죠, 하하하...


▲신지연 : 공연을 준비하며 가졌던 생각을 나눈다면요? 

▲류소라 : 격려해 주시고 후원해 주신 분들께는 진심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요, 조금 아쉬웠다면 아직도 몬트리올 한인사회에서 문화 활동을 하기에는 개척자 정신으로 임해야 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했던 점이었어요. 이번에 김명희, 권영상 연극 마을 두 이사님께서 겪어야 했던 고충이 옆에서 보기에 많이 안타까웠었거든요. 앞으로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신지연 : 연극하는 아내, 엄마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류소라 : 작년이나 올 해나 가족의 후원과 응원이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 바로 연극이었어요. 다행이 남편이 올해에도 허락을 해 주었고 일곱 살 난 딸도 엄마 떨어져 잘 지내주었어요. 그 이외에도 부모님과 동생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고요.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 2015년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공연을 마치고 기념촬영 시간을 갖고 있다. 뒷줄 왼쪽에서 4번째가 류소라 연극인(사진=신지연 재외기자)

▲신지연 :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류소라 : 글쎄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히스테리컬 하면서 자유분방한 어떤 아티스트를 표현하는 역을 하고 싶어요. 화가도 좋고 음악인도 좋고, 연극인도 좋고요....

 

  맑고 고운 눈으로 연극과 그림, 일, 가족, 사랑에 관하여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가 이어졌다. 3번째로 이어질 새로운 무대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몬트리올=신지연 재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