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청년들에게 꿈을 가르치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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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청년들에게 꿈을 가르치는 한국인”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5.09.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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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비기술 가르쳐온 NPIC 대학 자동차학과 배대환 교수

 

▲ 10년째 캄보디아학생들에게 자동차정비기술을 가르쳐온 배대환 교수(사진=박정연 재외기자)
  자동차 정비기술자를 꿈꾸는 캄보디아 청년들을 10년째 가르치는 한국인이 있다. 수도 프놈펜 외곽에 위치한 NPIC (National Polytechnic Institute of Cambodia) 대학교 자동차학과 배대환 교수가 그 주인공. 그는 2005년 이 대학 개교에 더불어 강단에 선 이래 학생들에게 자동차정비기술을 가르쳐 왔다.

  자동차 관련학과는 캄보디아에서는 꽤 유망한 학과다. 비록 가난한 나라이기는 하지만, 10년째 7%대 안정적 경제성장을 하면서 자동차 공급도 수요도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이 대학에 별도로 개설된 직원훈련양성과정은 검정고시제도가 없는 이 나라 청소년들에게 고교졸업장에 준하는 기능사 자격증도 부여하고 있기에 공부할 기회를 놓친 젊은이들에게도 더 없이 좋은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이 대학교 자동차학과는 기간별로 6개월, 2년, 4년 과정 등 3개 교육과정으로 나뉘어 있다.  레벨테스트 통해 자동차 정비 관련 3급, 2급 기능사 자격 과정을 수료하게 된다.

  배교수는 이 학과 재학생들이 전국 상위 20%안에 드는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말한다. 공부와 지적 열의만큼은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중고학습과정이 부실해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들마저 상당수는 상식에 가까운 지식이 부족하다는 게 배 교수의 가슴 아픈 지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득이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기위주로 가르치고 있다고 배 교수는 덧붙였다.

  다만,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에 오히려 지적 호기심도 강하고, 받아들이는 능력도 훨씬 뛰어나다는 게 배 교수가 오랫동안 지켜본 캄보디아 학생들에 대한 평가다. 배 교수는 또 다른 장점으로 캄보디아 학생들과 교수들 간의 교감을 들었다. 마치 우리나라 70년대처럼 제자와 스승간에 끈끈하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학생들이 훌륭한 멘토만 만난다면 뭐든 적극적으로 달려들 만큼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자동차정비를 비롯해 주로 기계 관련 서비스업종에 취업을 하는 편이다. 졸업후 창업은 기술뿐만 아니라 경영능력과 재정문제가 결부된 만큼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배 교수는 지적한다. 다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인창업을 대비한 교육프로그램을 커리큘럼에 추가로 넣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잠시 후, 배 교수가 안내한 곳은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이곳은 다양한 자동차 엔진들과 기계부품들이 높여 있었으며, 정비기술을 위한 실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약 700평 규모의 이 교육훈련장은 현대차가 해외무상원조기관인 코이카, 국제 NGO 플랜 코리아(대표:이상주) 등과 함께 저개발국가의 교육 불균형 해소 및 안정적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을 위해  2011년부터 추진해온 민-관 협력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2013년 아프리카 가나에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1호가 문을 연 이래, 2014년 인도네시아, 올해 2월, 캄보디아에 문을 여는 등 총 3개의 학교가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현대-코이카 드림센터'에서 실습 중인 학생들(사진=박정연 재외기자)
  배 교수는 현재 이 특별과정을 통해 현대자동차와  코이카측으로부터 기술뿐만 아니라 재정적 지원도 함께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재정지원에는 각종 교육기자재 구입비용에, 교수급여, 각종 시설유지보수비, 장학금과 기숙사비 포함까지 일체 포함되어 있어 학과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현지 현대차판매법인인 캄코 모터스(법인장 조경래)가 자동차학과 재학생들의 실습을 돕기 위해 이 대학측과 산학협력 MOU를 맺기도 했다. 캄보디아 남부 꼬꽁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조립공장에 10여명의 우수학생들을 매년 4회에 걸쳐 파견, 현장 실습과 이론을 겸한 교육을 받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캄코 모터스측은 이를 통해 우수졸업생들을 채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가장 힘든 점이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배 교수는 “기술이나 관련분야 전문용어가 크메르어에 없는 경우가 많아, 종종 영어로 풀어서 설명을 해야 하는데, 상당수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떨어져 이를 설명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열악한 나라에서 1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미소를 지으며 담담한 어조로 이렇게 대답했다. 

  “힘든 건 전혀 없습니다. 그 정도 각오와 참을 인내심이 없다면 이런 일은 애초에 시작도 할 수 없었겠죠.” 

  프놈펜(캄보디아)=박정연 재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