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용천돕기성금 전달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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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용천돕기성금 전달식 이모저모
  • 김정희
  • 승인 200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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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분단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이번 용천 돕기 성금 전달식은 LA타임tm, AP연합 등 현지 언론들에까지 주요기사로 보도해 이목이 집중됐다. 극렬한 반대 시위가 이어진 전달식장은 항의하는 시위대와 이를 피하는 북한 대표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현지 경찰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한편, 북한 대표부는 전달식 참석전부터 일정과 숙소 등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 대표부와 기자들간에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편집자글>


○…북한 대표부 2명은 공항에 도착했을 때 취재진들의 카메라 세례가 쏟아지자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도착일인 8일 로텍스 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공항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한 내용에 대해 상당히 걱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점심 식사에 참여한 한 인사에 따르면 이들은 “당황해서 대답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며 ‘월요일자 신문이 나오자 마자 모든 신문을 가져다 줄 것’을 요구했다는 후문.

○…성금 전달식이 열리기 1시간 전부터 한인회관 입구는 피킷을 든 재향군인회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피킷들은 “북한 정권 도와주는 한인회장은 북한 가라,” “용천역 폭발사고 빙자한 외화벌이 왠 말이냐,” “북한 정권에 생색내는 한인회를 해체하라” 등 성금 전달 방법과 한인회 의도에 의구심을 품는 내용이었다.

○…오전 11시 30분 북한대표부 참사 2명이 이준희 축제재단 준비위원장이 운전하는 검은색 포드 SUV를 타고 한인회관 주차장 입구에 나타나자 갑자기 물병들이 자동차로 날아가기 시작하고 “빨갱이를 막아라”는 고함이 난무했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가는 북한 외교관들을 향해 시위대는 물병을 던졌다. 물병 여러 개가 참사들의 양복과 머리에 맞았다.

○… 성금을 전달받은 참사들이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순간 인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시위대가 다시 모여들기 시작했다. 참사들이 타고 온 포드 SUV에 시동이 걸리자 김봉건 회장 등 7∼8명의 시위대가 주차장 바닥에 드러누우며 자동차 이동을 가로막았다. 시위대가 몰려오자 국무부 요원 차량은 사이렌을 켜며 앞선 LA경찰국 순찰차량을 뒤를 따라 고속으로 달려갔다.

○… 물벼락을 맞은 두 참사관은 불쾌함을 애써 감추는 표정이 역력했다. 박 참사는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오랜 외교관 생활 가운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조 참사는 “동포들끼리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해 했다.

출처 = 미주중앙일보, 미주한국일보

(사진1) 폭동 진압장비를 착용한 LA경찰국 경관들이 한인회관 앞에서 한인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다.

(사진2)탈북자 김용씨가 하기환 한인회장에게 “김정일 정권에게 현금 전달을 해 도움을 준다”며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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