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국 드라마가 쏙쏙 귀에 들리죠.”
한류 팬 케나 셸시 마카우보스 씨는 “3년 간 한글을 익혔더니 이제는 한국 드라마 등장 인물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한류를 사랑하는 필리핀인들이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마련됐다.
필리핀 한국문화원(KCC)과 필리핀 교육부가 공동 주관한 한국어말하기대회가 지난 4일 따귁(Taguig) 시의 교육부(TESDA) 센터에서 열렸다고 필리핀 최대 민영방송 GMA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올해 대회의 큰 주제는 ‘내 인생에서 한국어의 역할’. 참가자들은 ‘한글은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나?’라는 두 가지 소주제로 각각 발표에 임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에 대해 한류의 영향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K팝 뿐만 아니라 한국 소설과 영화 속 주인공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는 것이다.
다문화가정도 한글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 중 하나였다. 한국인과 결혼해 남편의 성을 따르는 미셸 송 씨는 “남편, 그리고 시대 식구들과 원만하게 지내길 원해 한글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은 이제 내 가족의 나라”라며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어 교수이자 이번 대회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사라 도밍고-리푸라 교수는 직접 대회에 참가해본 경험을 밝혀 공감을 자아냈다.
사라 도밍고-리푸라 교수는 “예전에는 무대에서 원고 복사본을 읽을 수 있도록 했지만 이제는 참가자들이 모든 원고를 암기하고 무대에 서야 한다”며 달라진 풍경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대회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해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은 필리핀대학교의 마리아 콘셉션 츄아 학생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재외동포신문 dongpo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