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반전여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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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반전여론 확산
  • 오니바
  • 승인 2003.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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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9일 발표된 두 개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이라크에서의 군사행동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르 피가로와 프랑스2가 의뢰한 lpsos의 조사에서 77%, 르 빠리지엥이 의뢰한 CDA의 조사에서 66%의 응답자가 현재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다.

프랑스의 반전여론은 이념적 당파를 초월한 것이었다. 르 피가로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좌파지지자라고 밝힌 84%, 우파지지자라고 밝힌 78%가 군사적 개입에 대해 '대체로 반대' 혹은 '절대 반대'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CSA 조사에서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응답자가 지난 8월의 58%에서 66%로 증가함으로써 점차적으로 반전여론이 확대되어 왔음을 시사했다. 같은 조사에서 프랑스인들은 유엔을 통한 프랑스의 군사적 지원 역시 반대했다. 15%만이 군사적 참여를 바란다고 응답한 반면, 39%는 외교적인 영역으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응답했고, 22%가 참여도 지원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응답했다. <TF1 1월 9일자 뉴스>

한편, 전세계 곳곳에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주의자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에는 프랑스를 비롯한 전세계 주요도시에서 대대적인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스위스, 이탈리아, 스웨덴 등 유럽 전역과 중동지역 국가들, 미국, 캐나다, 일본 등에 이르기까지 나라별로 많게는 수십만에서 적게는 수천에 이르는 평화주의자들이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였다.

프랑스의 경우 강한 국내 반전여론을 반영하듯 유럽의 반전시위를 이끌었다. 40여 개의 조직, 협회, 조합, 좌파정당들이 주축이 되어 빠리와 프랑스 전역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약 20만 명(주최측 집계)이 참가한 이날 반전시위에서는 "중동과 세계에서 이라크, 정의, 평화,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반대"라는 공통된 슬로건을 내걸었다. <Le Figaro 1월 20일>

이와 같이 반전여론이 확산되면서, 연초에 이라크와의 전쟁가능성을 시사했던 자끄 시락 프랑스 대통령은 22일 베르사이유 성에서 열린 엘리제 조약 40주년 기념식에서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레더 수상과 함께,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며 양국이 긴밀한 협력 하에 공동 노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시락은 이날 기념연설에서 이라크 위기에 대한 "유일하게 정당한 해결책은 유엔을 통한 것"이라고 하는 한편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엔 무기사찰단의 사찰 결과 보고서가 안보리에 제출된 27일 이후에도 유럽연합을 비롯한 국제여론은 미국 단독의 군사개입에 반대하며 사찰시한 연장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의회에서 행한 국정연설에서 1년 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라크, 북한, 이란을 "무법정권들"로 묘사하면서 이들에 대한 강경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사담 후세인 체제가 "무장해제를 하지 않고 있으며 반대로 기만"하고 있고 "유엔을 철저히 모욕"했다며 필요하다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