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24시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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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24시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 스포츠조선
  • 승인 2004.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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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2004년 05월 07일 (금) 19:12:10

(속초.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0...`서태지 라이브 인 블라디보스토크' 상상체험단 800명은 6일 오후 5시 10분께 출정식을 마치고 상상호와 희망호 두 배에 들뜬 모습으로 올랐다. 이들은 승선 수속을 마친 뒤 배정받은 방에서 짐을 풀고 출발을 기다렸다.

배는 오후 6시 10분께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자,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환담을 나누며 한껏 부푼 모습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0...서태지가 승선한 16만71톤급 상상호는 한.중 양국을 오가는 페리로, 길이 157m,폭 24m,높이 47m 규모. 수용가능 인원은 392명이다.

이 배에는 상상체험단 300여명과 30여명의 취재진, 서태지컴퍼니, KT&G 등 스태프와 관계자, 서태지 밴드, 록밴드 넬 등 뮤지션들이 함께 했다.

서태지는 3층 VIP룸에 줄곧 머물렀으며 식사는 상상체험단과 같은 메뉴로 스태프들이 전달해 준 것을 룸에서 해결했다.

명사 특강을 맡은 만화가 이현세씨가 자신이 그린 만화 시리즈들을 상상체험단에게 제공해 24시간 이상 항해의 무료함을 달래도록 했다. 또한 가수 김종서가 부인과 깜짝 승선했다.

0...저녁 식사 후 오후 8시30분부터 6층 나이트클럽 홀을 임시 공연장으로 꾸며서태지와 록밴드 넬의 미니콘서트가 열렸다. 300여명의 상상체험단과 취재진, 관계자 등 승선한 인원의 대부분이 이 공연을 관람했다.

우선 넬 멤버 5명이 무대로 나오면서 "상상조차 못했던 배 위의 공연을 할 수있게 돼 믿어지지 않는다"고 인사하자 팬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이들은 `고양이'와 `유령의 노래'를 기타와 퍼커션을 동원해 어쿠스틱 버전으로선사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앙코르' 함성을 뒤로 한 채 이들이 들어간 뒤 서태지 밴드 3명이 등장하자 `서태지, 서태지'를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장내를 가득 메웠다.

그러자 앞문에서 `왜 불러'라는 목소리와 함께 검은색 재킷에 힙합스타일의 바지, 모자를 쓴 서태지가 등장했다.

"오늘 공연 없습니다. 돌아가세요"라며 농을 건넨 그는 갑자기 스피커 위에 올라갔다 의자에 앉아 "재밌어요?"라면서 인사했다.

"오늘 배 위에서 파티하는 것 되게 낭만적이지 않아요? 내추럴한 분위기에서즐길 준비가 됐어요?"

그는 8집 타이틀곡 `로보트'를 첫곡으로 불렀으며 팬들은 노래가 끝날 때까지좌우로 손을 흔들며 노래를 감상했다.

그는 `자신도 팬들과 같은 메뉴를 먹었다'는 말을 건넨 뒤 `Heffy End'를 시작했다. 노래가 끝나자 즉석에서 접은 종이 비행기가 무대로 날아왔고, 서태지는 갑자기 팬 한명에게 마이크를 대면서 노래를 시켜 다른 팬들의 부러움을 사게 했다. 서태지는 `아쉽지만 오늘 앙코르은 없어요'라면서 `오늘 밤 내 꿈꿔'라는 말로무대를 마무리했다.

0...상상체험단은 이날 오후 9시 30분부터 명사의 `신나는 상상특강'을 들었다. 정영철 전 모스크바 대사관 공사는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는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을 겪은 우리 선조들의 한이 맺힌 땅"이라면서 "이번 공연이 우리 선조들의억눌린 설움과 한을 풀어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통일은 우리 조국의 국력이 확대재생산될 있는 능력을 갖추는 방향이 돼야 한다"면서 "이번에는 배를 타고 가지만 통일 이후 남북횡단 열차를타고 육로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연사로 나온 만화가인 이현세 세종대 교수는 카드게임과 인생을비교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처음 받는 카드 석 장에 해당하는 나의 어렸을 적 환경이나 조건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어찌 보면 그 안에 에이스 카드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것이 바로남보다 머리 속으로 상상을 많이 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생은 마라톤 같은 게임이기 때문에 현재 나한테 어떤 카드가 들어오는지에 대해서 너무 연연해 하지 말고 나에게도 언젠가는 좋은 카드가 있을 거라고 믿고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과 산악인 허영호씨는 희망호에 승선해 명사특강을 진행했다.

0..7일부터는 선상에서도 한국시간보다 2시간 빠른 러시아 현지 시간을 쓰기로했다. 이로 인해 오후 11시 이후에 취침에 든 상상체험단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5시(현지시간 오전 7시)에 기상해 약간을 피곤한 기색이었다.

이들은 식사를 마치고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감상하는 등 이후에는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0...오후 7시(현지시간)15분께 상상호가 블라디보스토크 항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서태지는 7시15분께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상상호를 빠져나가 군악대의 축포소리와 취재진의 플레시 세례를 받으며 블라디보스토크에 발을 내디뎠다.

그는 상상호에 탄 상상체험단의 환호성을 들으며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들 수십여명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서태지는 선물로 받은 꽃다발을 안은 채 현지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흰색 리무진을 타고 숙소인 현대호텔로 향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는 현대호텔에서 한.러수교 120주년 기념 리셉션이펼쳐졌다.<사진있음>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