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아베, 규탄 시위 일자 호텔 뒷문으로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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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아베, 규탄 시위 일자 호텔 뒷문으로 다녀
  • 정승덕 재외기자
  • 승인 2015.05.0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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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日총리 투숙 호텔 앞 규탄대회…韓中 등 아시안 민족들 분개, 공동행동 나서

▲ 한국 및 다민족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머물던 샌프란시스코의 페어먼트 호텔 앞에서 대대적인 규탄 시위를 벌였다.(사진=정승덕 재외기자)

  미국 정부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방미 일정을 소화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신이 투숙하던 미국의 한 호텔에서 대규모 규탄 시위대를 피해 뒷문으로 출입하며 체면을 구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한국 및 다민족 집회 주최측에 따르면 미국의 극진한 예우를 받으며 방미 일정을 수행하던 아베 총리가 자신이 머물던 샌프란시스코의 페어먼트 호텔 앞에 운집한 대대적인 시위 인파를 피해 뒷문으로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및 다민족 집회 참가자 300여 명은 아베 총리가 일본 헌정 사상 처음으로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6시 이 호텔 앞에 모여 아베 총리를 집중 성토하는 합법적인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날 호텔 주변에는 과거사를 솔직하게 사죄하지 못하는 아베 총리를 ‘라이어(거짓말쟁이)’라고 규정하고 그의 방미를 규탄하는 확성기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호된 비난과 질책을 받은 아베 총리는 정문에는 얼씬도 하지 못한 채 뒷문으로 입장하며 스타일을 구겼다.

  집회 주최 측은 이날 미국에게는 진주만 기습 등 일본의 패권전쟁의 과거사를 열거하고 희생된 미국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위안부 문제와 아시아의 침략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한 아베 총리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 참가자는 “거짓 답변으로 일관하며 시치미를 떼는 일본의 근성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많은 아시아 민족 출신 이민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들이 오죽 화가 났으면 아베가 있는 호텔까지 찾아와 규탄대회를 개최했을지 일본은 그 의미를 제대로 깨닫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정승덕 재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