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EU 탄생하던 날...유럽 축제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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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EU 탄생하던 날...유럽 축제 한마당
  • 연합뉴스
  • 승인 2004.05.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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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1 08:30 송고  
              
    (파리, 브뤼셸, 런던, 제네바, 더블린 AP, 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동쪽
으로 외연을 넓혀 25개국의 확장된 결속체로 거듭난 1일 유럽전역은 반세기에  걸친
이념적 갈등과 분단을 넘어 하나가 됐다.

    스위스의 산봉우리에서부터 옛 소련의 이념지도에 놓였던 발틱해 국가들에 이르
기까지 유럽은 이날 오랜 꿈이 이뤄진 `감격시대'를 맞아 웃고, 울고, 또 웃었다.

    특히 헝거리와 체코 등 이번에 신규 가입한 10개국에서는 시민 수 천여명이  광
장으로 쏟아져나와 기쁨을 함께 했으며, 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불꽃놀
이가 화려하게 밤하늘을 수놓았다.

    0...동진(東進) EU 탄생이라는 역사적이고도 감동적인 순간을 맞아, 각국의 전.
현직 지도자들은 명언을 쏟아냈다.

    폴란드의 반공주의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였던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은  EU
확대에 대해 "나는 공산주의 치하에서 잃었던 폴란드의 모든 것을 회복하기 위해 싸
워왔다"면서 "이제 나의 투쟁은 끝났으며, 나의 이런 여정도 항구에 도착했다"고 말
했다.

    룩셈부르크의 장 클로드 융커 총리는 "유럽의 역사적이고 지역적인 화해를 축하
하자"며 유럽의 이념적 분단을 초래했던 `얄타 시대는 땅속에 묻히게 됐다'고  선언
했다.

    장-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나는 유럽에 신념을 가져왔던 세대"라며  "지
금 흘리고 있는 내 눈물은 추억의 눈물이자, 우리의 비극과 죽음과 부끄러움에 대한
눈물이고, 또 감격과 기쁨의 눈물"이라고 말했다.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는 "EU의 확대된 통합만이 유럽에서 피(血)의 세기를 마
감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제 우리는 서로에게 전쟁을 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을 `역사적인 날'로 규정하면서 "오늘 우리
가 갈라선 대륙을 비로소 통합했으나, 이건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0...통합 EU가 탄생하던 날 태어난 리투아니아의 신생아들은 한평생 유럽인들의
관심을 받는 `스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투아니아 방송국은 앞으로 85년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슈퍼EU  둥이'들
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킬 것이며, 이들의 모습을 오는 2090년까지 7년에 한번씩 카메
라에 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국측은 이날 리투아니아 각 병원과 신생아 촬영에 합의했으며, 경찰은 영상
취재진이 병원을 옮겨다니며 취재할 때 경호를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투아니아는 또 이날만큼은 유럽에서 가장 밝은 나라가 되고 싶다며  밤늦게까
지 모든 전등을 밝혔다. 에스토니아에서는 EU에 가입하게 된 것을 기념해 대규모 나
무심기 행사를 가졌다.

    0...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선수들은 7천500만명을 EU의 새 식구로  맞이하게  된
것을 기념해 새롭게 제작된 유니폼을 입고 1일 경기에 출전한다.

    이번에 특별 제작된 유니폼은 파란색 바탕에 EU국가들을 상징하는 노란색  별이
새겨져 있으며, `유럽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는 내용의 문구가 곁들여 있다.

    ksi@yna.co.kr

(끝)